겨울이 가고 봄이 오니 우리들이 태어나서 살아온 20세기가 막을 내렸다. 한 세기가 사라지고 새로운 세기가 다가서고 있다. 현재의 우리들은 크고 작은 전쟁과 재난과 온갖 시련과 갈등 속에서 죽지 않고 용하게 살아남은 사람들이다. 저마다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여기까지 헤쳐 오느라고 힘겨웠을 것이다. 앞으로 다가올 새 천년을 두고 방송과 신문마다 요란스럽게 떠들어대고 있다. 시간이란 무엇인가? 시간에 시작과 끝이 있는가? 끊어짐도 없고 끝도 없는 그 시간에 사람이 금을 긋고 토막을 내고 있는 것이다. 시간 자체는 하나의 존재, 그것은 허공처럼 손에 잡히지 않지만 우리와 함께 있다. 누가 묻더라. 스님은 다가올 미래에 대해서 어떤 기대를 가지고 있느냐고.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오늘을 살고 있을 뿐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