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꽃 / 이향숙
부추꽃 / 이향숙 빛이 사라지면 환히 볼 수 있는 달빛을 모셔온 목화송이처럼 홀로 환한 꽃 손 시린 찬별을 꾹꾹 눌러 와서 송이마다 따뜻이 꽂아 둔 꽃 그늘 깊은 뒤뜰에서 버텨 주며 긴 밤 홀로 견디는 괜찮다 고맙다 애써 참아내는 꽃 올 겨울은 제발 아프면 안 돼, 정신 똑똑히 차려야 돼 그래 그러마, 너 안 힘들게 할게 냉정하게 말해도 서운 하다 안하고 흔들리지 않는 척 꼿꼿이 버텨 주는 꽃 잠 안오는 한밤중에 문득 내다 본 엄마같은 꽃, 생각하면 자꾸 눈물 나는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