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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로 가는 길목에서 / 박목원

덕 산 2024. 3. 2. 08:22

 

 

 

 

 

3월로 가는 길목에서 / 박목원

2월에서 
3월로 건너가는 바람결에는 
싱그러운 미나리 냄새가 풍긴다. 
해외로 나간 친구의 
체온이 느껴진다. 
참으로 
2월에서 3월로 건너가는 
골목길에는 손만 대면 모든 사업이 
다 이루어질 것만 같다. 
동·서·남·북으로 
틔어 있는 골목마다 
수국색(水菊色) 공기가 술렁거리고
 뜻하지 않게 반가운 친구를 
다음 골목에서 
만날 것만 같다. 
나도 모르게 약간 
걸음걸이가 빨라지는 어제 오늘. 
어디서나 
분홍빛 발을 아장거리며
 내 앞을 걸어가는 
비둘기를 만나게 된다. 
ㅡ무슨 일을 하고 싶다. 
ㅡ엄청나고도 착한 일을 하고 싶다.
ㅡ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2월에서 
3월로 건너가는 바람 속에는 
끊임없이 종소리가 울려오고 
나의 겨드랑이에 날개가 돋아난다. 
희고도 큼직한 날개가 양 겨드랑이에 한 개씩 돋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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