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의 생각 / 김진학 사월의 생각 / 김진학 바람이 분다 봄이 와도 꽃이 피어도 쓸쓸함 묻힌 너의 산엔 찢어져 헤어진 바람이 분다 가면 또 지척인 산인데도 가도 가도 볼 수 없는 먼 인연 한 많은 이승이라 올 때는 기뻐 울고 갈 때는 슬퍼 울고 산마다 앉은 인연들의 슬픈 봉우리 헤어진 바람 타고 꽃잎들 나비 되어 하늘을 날으는 것을 보니 또 아픈 사월은 오나 보다 좋은 글 06:16:39
4월에게 / 김덕성 4월에게 / 김덕성4월은 아름다운 달이라 하고 싶어 오늘을 낳기 위해 참 바람 몰아내고 숱한 꽃을 피운 너 산수유 진달래 개나리 피고 온 세상에 벚꽃이 피우더니 곳곳마다 벚꽃으로 축제가 열려 봄날 흥을 돋우는 장한 너 이제 떠나야 한다니 아쉽지만 헤어지고 만나는 것은 이 세상의 순리가 아닌가 떠나가서도 재회의 꿈은 잃지 말고 사랑의 마음으로 신부처럼 꽃잎 카펫을 밟고 우아하게 가렴 4월이여 좋은 글 2025.04.03
4월의 편지 / 오순화 4월의 편지 / 오순화꽃이 울면 하늘도 울고 있다는 것을그대는 아시나요꽃이 아프면 꽃을 품고 있는흙도 아프다는 것을그대는 아시나요꽃이 웃으면 하늘도 웃고 있다는 것을그대는 아시나요꽃이 피는 날 꽃을 품고 있는흙도 헤죽헤죽 웃고 있다는 것을그대는 아시나요 맑고 착한 바람에고운향기 실어 보내는 하늘이 품은 사랑그대에게 띄우며하늘이 울면 꽃이 따라울고하늘이 웃으면 꽃도 함께 웃는봄날그대의 눈물속에 내가 있고내 웃음속에 그대가 있음을사랑합니다 좋은 글 2025.04.02
4월 / 오세영 4월 / 오세영언제 우레 소리 그쳤던가문득 내다 보면4월이 거기 있어라우르르 우르르빈 가슴 울리던 걱정은 지고언제 먹구름 개었던가문득 내다보면푸르게 빛나는 강물4월은 거기 있어라젊은 날은 또 얼마나 괴로웠던가열병의 뜨거운 입술이꽃잎으로 벙그는 4월눈뜨면 문득너는 한송이 목련인 것을누가 이별을 서럽다고 했던가우르르 우르르 빈 가슴 울리던 걱정은지고돌아보면 문득시방은 눈부시게 푸르른 강물 좋은 글 2025.04.01
매화(순교) / 서문원바오로 매화(순교) / 서문원바오로 돋아난 가지마다그림 같은 하얀 꽃요기조기 피었구나 얽은 껍질 만지며과연 고운 꽃 소생하려나 개화의 순간까지못 미더워 살폈으련만 이윽고 봉오리 트고하얀 잎 내밀며야무진 꽃 자락다소곳이 펼치니 창조주의 손길오묘하심이여너를 만나 새기누나 근데 그대는 어떻게새잎도 나오기 전꺼칠한 나무에화사한 꽃 피웠느냐 네 모습 바라보려니거슬러 그 옛날님들 향내 그리워 그분들 꼿꼿한 나무 기풍휘어지려니 부러지거라흔들리기보다 무너져 지키리 차라리 스러지더라도찰나라도 님 떠나지 않고 연약한 입술아죄짓지 못하게주님 계신 곳어서 데려가소서 그리하여 원대로바람꽃 일어나고광풍노도 밀려와낙화처럼 휩쓸리는데 어이해 자리 자리마다난 데 없는 흰색 꽃붉게 물든 백의에 솟아나 너의 고결한 기개님 기리려 내렸는가그분들 .. 좋은 글 2025.03.31
첫매화 / 도종환 첫매화 / 도종환 밤에는 부엉이 우는 소리 산 가득 하더니아침에는 딱따구리가 요란하게 나무 둥치를 쪼아댑니다숲의 새들이 점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엊그제는 지리산에 사는 후배의 편지를 받았습니다섬진강 하류를 따라 곡성 쪽으로 내려가다가 첫매화를 보고는생각이 나서 소식을 전한다고 했습니다 편지와 함께 보낸 사진에는 열일곱 시골 소녀처럼보얀 매화꽃이 다소곳하게 나뭇가지에 앉아 있었습니다 아직 피지 않은 채 맺혀 있는 꽃봉오리들은 아기를 가진여자의 젖꼭지처럼 부풀어 올라 있었습니다 그런데 후배의 편지에 의하면 이 매화나무는큰 상처를 입은 나무라는 것입니다 굵은 가지가 여러 군데나 잘려나간 채 덜덜 떨며겨울을 보낸 나무라 했습니다 상처받은 나무가 다른 나무보다 일찍 꽃을 피웠다는 것입니다후배의 편지는 .. 좋은 글 2025.03.30
동백꽃 피는 날 / 김기원 동백꽃 피는 날 / 김기원 해운대 동백섬 마을내 마음 깊은 곳에60여 년 전 심은 동백나무바다 파도가 출렁이고바다 모래 바람이 불어와도어릴 적 그리움에 목이 맨다 백가지를 휘어잡은 동백 손억센 물방울이 뒤집는 찬란한 빛모래 바람이 온몸 적시고 뒤틀어마음속에 심는 동백나무 연륜바다로 미친 듯이 만세를 불러동백꽃 피는 날 기다렸습니다 한아름 꽃 그리는 세월가슴이 터질 듯이 외침밤마다 넝쿨가시처럼 돋아세월의 사연에 몸부림치고바다 모래에 취한 꿈 파헤쳐동백꽃 피는 날 목 읽으리라 기나긴 세월동백나무가지의 손길내 젊음의 흠집에 목메어 남길 뿐바다의 환상 쇼로 휘젓던 태풍아, 수많은 별 이름 생각이 나면동백꽃 피는 날 손꼽는다 좋은 글 2025.03.29
민들레꽃 / 조지훈 민들레꽃 / 조지훈까닭 없이 마음 외로울 때는노오란 민들레꽃 한 송이도애처롭게 그리워지는데소리쳐 부를 수도 없는 이 아득한 거리에그대 조용히 나를 찾아오느니사랑한다는 말 이 한마디는내 이 세상 온전히 떠난 뒤에 남을 것읽어버린다. 못잊어 자라리 병이 되어도이 얼마나한 위로이랴그대 밝은 눈을 들어 나를 보느니 좋은 글 2025.03.28
매화(봉헌) / 서문원바오로 매화(봉헌) / 서문원바오로 녹갈색 가지가지앙증맞은 꽃망울바싹 붙어 내밀더니 어느덧 창가 고목여기저기 꽃 잔치 벌여 새하얀 다섯 잎에깜찍한 노란 꽃술살가운 미소 띠우고 홍자색 꽃받침도동여맨 치마인 양봄날 청춘 남녀설레게 하는구나 봄이라도 삼월은나들이 이른 계절때로 바람은 차고봄비에 한기 스며드니 뽀얀 겉옷 자락곱게 여미어도엷기만 하여라염려되어 바라보면님아, 이리 약해 보여도심지 굳은 여자랍니다 세찬 꽃바람 불어도여문 줄기 님 사랑에꼭 안겨 떨어지지 않으려오 그래 날려갈 듯 여린 꽃잎하여도 굳센 절개선비의 기개 못지않아 이리하여 언제던가높이 솟은 가지 끝안타까운 정절의 사연 뿌리 깊은 둥치진홍색 선혈 끝없이 타고 내리니 외아들 바치는어머니 눈물하양 꽃 되어선연하게 피어오르고 구름 몰려와꽃잎 적시고바람 불.. 좋은 글 2025.03.27
봄비 / 김영준 봄비 / 김영준 투신하여 내 몸을 꽂고 나면어느 만큼 지나그 자리, 구멍마다제 이름 달고 투항하는 풀잎그렇게 온갖 것들이 일어서고 난 후드디어 그 눈짓 속에 파묻히는나무3월 지나며어디선가 잦은 꿈들이 뒤척이고 있는 것이 보인다그 꿈속에서많은 이름들이 가방을 열고 나온다 좋은 글 2025.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