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글 3302

신경접속, 새로운 것과의 접속 / 법상스님

신경접속, 새로운 것과의 접속 뇌 가소성(可塑性, Plasticity)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기존의 과학에서 뇌는 특정부분에 어떤 각각의 기능이 저장되어 있고, 그 부분이 망가지면 결국 극복할 수가 없다고 알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뇌졸중으로 운동신경이 모두 마비된 사람은 일반적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지만 사실은 부단한 노력으로 이를 완전히 극복할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신기하게도 손상된 뇌는 그대로 손상된 채 남아 있지만, 그 뇌에서 해야 되는 부분을 또 다른 옆에 있는 뇌가 대신 해 준다는 것입니다. 즉 그 뇌의 기능이 변화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뇌의 기능이 아주 새롭게 변화될 수 있다는 것이 뇌 가소성입니다. 또 나이와 상관없이 우리의 뇌는 언제나 새로운 신경접속 회로가 형성된다..

향기로운 글 2024.04.07

모름이라는 진실에 온전히 뿌리내리는 것 / 법상스님

모름이라는 진실에 온전히 뿌리내리는 것 우리는 저마다 자신의 미래를 걱정하고, 두려워한다. 미래에 대한 자기가 만들어 놓은 기대와 희망을 세워 놓고, 그렇게 되지 않으면 어쩌지 하고 걱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 걱정할 것은 전혀 없다. 전~혀! 왜 그럴까? 어차피 그건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결코 알 수 없다. 내일 일어날 일이 어찌될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알 수 없지만, 우리는 알 수 있을 것처럼 여긴다. 그것이 바로 중생의 어리석은 생각이다. 안다고 여기는 어리석음! 그렇다! 아이러니 하게도 모르는 것이 어리석은 것이 아니라, 안다고 여기는 것이 어리석음이다. 사실 모름이라는 진실에 온전히 뿌리내리는 것이야말로 참된 지혜다. 어떻게 알 수 있단 말인가? 과거에 그랬으니 미래에도 그렇겠지 라고..

향기로운 글 2024.04.06

화를 내는 거야? 화가 나는 거야? / 법상스님

화를 내는 거야? 화가 나는 거야? 화를 자주 내는 사람은 자신이 너무 화를 잘 내는 것 때문에 너무 화가 난다고 말한다 . 화를 내는 것을 잘 살펴보자 . 그것은 정말 내가 화를 내고 싶어서 , 너무나도 화를 내고 싶어서 내가 화를 낸 것일까? 사실 , 화를 내고 싶은 사람은 없다 . 다만 화를 낼 만한 상황이 생겨나면 , 거기에 반응하여 화를 내는 것일 뿐이다 . 어쩌면 이것은 '내가 화를 내는 것 '이 아니라 , 그저 '화가 나는 것 '이지 않은가 ? 그럼에도 우리는 그 화의 주체를 '나 '라고 여기고 , '내가 일으킨 화 '라고 함으로써 그 화를 자기화하고 , 동일시한다 . 그렇게 되면 화를 낸 나는 나쁜 사람이 되어버리고 , 스스로를 화를 내는 나쁜 사람으로 규정짓게 된다. 인연이 화합하면 그에..

향기로운 글 2024.04.05

어떤 일을 하고 싶으세요? / 법상스님

어떤 일을 하고 싶으세요? 여러분은 어떤 일을 하고 싶으신가요?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행복하죠?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이렇게 한 번 해 보는 건 어떨까요? 어떤 일을 하고 싶다면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말고, 그것을 저질러 해 보는 것입니다. 음악도 좋고, 사랑도 좋고, 여행도 좋고, 공부도 좋고, 알바도 좋습니다. 내 가슴을 뛰게 하는 일, 나의 열정이 이끄는 일을 즐겁게 하라는 것이지요. 물론 하고 싶은 일은 때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그 때 그 때 마음이 이끄는 일을 하게 되면 정확히 그 일을 통해 삶을 깨닫고 배우게 됩니다. 그러다가 또 다시 다른 일에 끌린다면 그것도 좋지요. 이랬다저랬다 한다고 탓할 필요는 없습니다. 어느 한 가지 일만이 옳다거나, 그것만이 나의 사명이라거나, 그것에 목숨을..

향기로운 글 2024.04.03

깨달음의 필수 조건, 이것만 있으면 깨닫는다 / 법상스님

깨달음의 필수 조건, 이것만 있으면 깨닫는다 일체 중생이 가지고 있는 여래장도 항상 존재하여 결코 변함이 없다. 단지 저들 중생들은 번뇌에 가려져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셔서 널리 설법하시는 인연을 먼저 만나야 한다. 온갖 번뇌의 티끌을 전부 소멸시키면 곧 일체지를 밝히게 된다. 이러한 가르침을 진실로 믿고 온전한 마음으로 수행하고 익힌다면 반드시 해탈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완전한 깨달음을 얻고 나서는 세상을 위해 불사를 펼칠 수 있게 된다. [여래장경] 본래 누구에게나 완전하게 갖추어진 불성을 밝히려면, 여래장을 확인하려면 부처님의 설법 인연을 만나야 한다. 이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이것이다. 법문을 듣는 것이야말로 이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요건이다. 참된 법문과 선지식..

향기로운 글 2024.04.02

도반의 향기 / 법상스님

도반의 향기 생긴건 달라도 마음만은 밝은 빛을 꿈꾸는 도반이랍니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그러나 만일 그대가 현명하고 잘 화합하며 행실이 올바르고 영민한 동반자를 얻게 되면 모든 재난을 극복할 수 있으리니 기쁜 마음으로 생각을 가다듬고 그와 함께 걸어가라.' 라던 [숫타니파타]의 말씀처럼 우린 함께 밝은 한줄기 빛을 기다리는 영원한 도반 영민한 동반자입니다. 도반과 함께 맞이하는 설레는 새벽처럼 도반과 함께 어둠을 깨치고 깨달음의 밝은 빛을 보려합니다. 누구든 먼저 깨달으면 그 깨침을 나누기로 한 그 옛날 밝은 수행 도반의 그것처럼 우리도... 그런 밝은 도반입니다. 도반의 구도의 길에 아침 햇살이 떠오릅니다. 언젠가 다가올 깨침의 밝은 빛처럼 그렇게 우리 앞을 환히 비춰줍니다. - 법상스님 -

향기로운 글 2024.04.01

줄꺼없나 / 법상스님

줄꺼없나 사람들을 만날 때 '어찌하면 뭣 좀 얻을 수 있을까' '이 사람은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될까' 그런 쪽으로 나도 모르게 생각이 이끌어 집니다. 우리의 습이 이렇게 길들여져 있습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무엇이 되어줄까를 생각하기보다는 누군가에게 내가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를 더 많이 생각하고 살아가기 쉽습니다. 세상 많은 사람이 그런 마음을 가지고 살다보니, 받고자 하는 사람은 많고 주고자 하는 사람은 적다보니, 세상은 온통 부족한 것들 뿐입니다. 사실은 이 세상이란 그대로 충분한 곳이며, 더 이상 바랄 것도 기대할 것도 없는 지금 이대로 꽉 차 충만한 곳입니다. 누군가를 만날 때는 '받을 것' '바라는 것'을 생각하기보다 '줄 꺼 없나?' 하는 마음이라면 좋겠습니다. 언제나 누구를 만나든 이 사 람..

향기로운 글 2024.03.31

정보 덩어리를 얻는다. / 법상스님

정보 덩어리를 얻는다. 우리가 대하는 밥상은 하나의 정보 덩어리이다. 도시에 사는 평균인이 먹는 밥상을 들여다보자. 총각 회사원 박씨는 평소보다 늦게 퇴근하여 집 근처에 있는 통닭집에서 통닭 한 마리와 콜라 한 병, 그리고 후식으로 딸기 요구르트 한 개를 사들고 집에 돌아온다. 그는 거실에 들어서자마자 TV를 켜고 그 앞에 가져온 음식을 펼쳐놓는다. 배가 고팠던 그는 우선 닭다리부터 뜯어내어 입에 물고 연신 리모컨을 돌리다가 평소 좋아하는 격투기 채널에 고정시킨다... 박씨는 이런 식으로 밥을 먹는 사이 엄청난 양의 정보가 자신의 몸 안에 축적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그것도 매우 불량한 정보가! 우리의 몸은 대단히 예민한 안테나와 같아서 외부에서 들어오는 엄청난 양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들인다..

향기로운 글 2024.03.30

예불의 공덕 / 법상스님

예불의 공덕 부처를 보고 기뻐하면 얼굴이 단아해 질 것이요, 부처에게 귀의하고 찬탄하면 목소리가 청아해 질 것이며, 꽃과 향, 등불로 공양을 올리면 부귀하게 될 것이고, 오체투지 절을 하면 높고 좋은 가문에 태어날 것이며, 부처를 대하듯 아랫사람을 대하면 칭찬이 따를 것이고, 부처를 간호하듯 병든 자를 간호하면 외롭지 않을 것이며, 이러한 예불의 공덕을 지은 사람은 죽어서 천상에 태어날 것이다.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 - 법상스님 -

향기로운 글 2024.03.29

누가 이 땅의 주인인가 / 법정스님

누가 이 땅의 주인인가 봄 앓이를 치르면서 밥해 먹기가 귀찮아 며칠 동안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왔다. 한동안 방송이고 신문이고 듣지 않고 보지 않으니, 마음이 그렇게 맑고 투명하고 편안할 수가 없었다. 요 몇 해 동안 우리는 허구한 날 똑같이 소리 높이 외치고 점거 농성하고 짓부수며 불태우고, 걷어차며 두들기고 쏘아대면 잡아 가두는 소식만을 지겹도록 접해왔다. 이토록 흉흉하고 살벌한 장면만을 보고 들으면서 이 땅의 암울한 공기를 마셔온 우리들이다. 모처럼 산하대지에 번지고 있는 싱그러운 봄의 신록과 생업에 열심히 종사하고 있는 건강하고 선량한 우리 이웃들을 가까이서 대하니, 생의 활기 같은 것이 내 안에서도 움트는 것 같았다. 우리 시대를 지탱하며 만들어가는 사람들은 과연 누구일까 하고 근래에 곰곰 생각..

향기로운 글 2024.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