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글 3316

걷는 수행의 미덕 / 법상스님

걷는 수행의 미덕 걷는 일에는 다섯 가지 미덕이 있다. 다섯 가지란 무엇인가. 첫째는 능히 달릴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이고, 둘째는 몸에 활력이 생김이며, 셋째는 졸음을 쫓아 깨어있을 수 있음이요, 넷째는 음식의 소화가 잘 되어 몸의 조화를 이룸이요, 다섯째는 선정의 마음을 얻기 쉬움이다. [칠처삼관경] 걷는 것처럼 좋은 운동도, 좋은 수행도 드물다. 우리의 두 발로 우뚝 서서 걸을 때 자기 안에 자기 중심이 서게 되고, 이 세상에 뿌리내릴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걸을 때 능히 달릴 수 있고, 온갖 일을 해 낼 수 있는 힘이 생기며, 온몸에 활력이 생기고 밝고 건강한 기운이 돈다. 또한 졸음이며 혼침을 비롯한 온갖 번뇌를 쫒아 깨어있는 맑은 정신을 가져온다. 또한 소화가 잘 되어, 잘 먹고, 잘 자고,..

향기로운 글 2024.03.20

현재의 마음과 과보의 마음 / 법정스님

현재의 마음과 과보의 마음 자신의 마음이 현재의 생각을 결정한다. 자신의 마음이 인격을 결정한다. 자신의 마음이 현재의 행위를 결정한다. 자신의 마음이 앞으로 남은 생을 결정한다. 자신의 마음이 다음 생을 결정한다. 모든 일은 자신의 마음이 앞에서 이끈다. 자신의 견해가 바르면 바른 결과가 있고, 바르지 못하면 나쁜 결과가 있다. 자신의 견해가 바르면 현재도 좋고, 미래도 좋다. 그러나 바르지 못하면 현재도 괴롭고, 미래도 괴롭다. 모든 선택은 자신의 마음이 한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이 자신을 지배하지 않는다. 자신의 마음에는 현재의 마음과, 전에 만들어진 행위에 따라서 나타나는 과보심이 있다. 현재 자신의 마음이 선할 때는 과거에 만들어진 선한 과보심이 나타나 영향을 준다. 현재 자신의 마음이 선하지 ..

향기로운 글 2024.03.19

공부 복 / 법상스님

공부 복 마음공부 하는 데도 복이 있습니다. 공부 복이 있어요. 공부 복이 있는 사람은 마음 닦을 수 있는 여건이 잘 갖추져 스승님도 잘 찾고, 주위에 밝은 도반 인연도 잘 짓고, 공부할 때 주변 인연이 막 공부하도록 바쳐주고 그래요. 그렇지만 공부 복이 없는 사람은 아무리 마음이 있어 마음공부 하고 싶어도 여건이 안 바쳐주니 그만큼 공부하기는 어려운 법입니다. 여건 탓하지 않고 내 마음 밝히면 된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좀 된 사람들이 하는 말이지요. 공부 복도 스스로 지어야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왜 그러잖아요. 공부하기 어려울 때는 공부 복이라도 지어 놓으라고... 공부 복은 어떻게 짓겠어요? 복이라는 것은 베풀었을 때 오는 것입니다. 그러니 공부 복도 마찬가지예요. 공부 복을 지으려면, 자신..

향기로운 글 2024.03.18

성철스님 이야기 / 법상스님

성철스님 이야기 6.25사변 이후 마산 근방 성주사라는 절에서 서너달 머물 때입니다. 처음 가서 보니 법당 위에 큰 간판이 붙었는데 「법당 중창시주 윤○○」라고 굉장히 크게 씌여 있었습니다. 누구냐고 물으니 마산에 사는 사람인데 신심이 있어 법당을 모두 중수했다는 겁니다. '그 사람이 언제 여기 오느냐?'고 물으니 '스님께서 오신 줄 알면 내일이라도 올 겁니다.' 하였습니다. 그 이튿날 과연 그 분이 인사하러 왔다 하여 '소문을 들으니 당신이 퍽 신심이 깊다고 모두 다 칭찬하던데, 나도 처음 오자마자 법당 위를 보니 그 표시가 얹혀 있어서 당신이 신심 있는 것이 증명되었지' 하고 말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칭찬을 많이 하니 퍽 좋아하는 눈치였습니다. '그런데 간판 붙이는 위치가 잘못 된 것 같아, 간판이란 ..

향기로운 글 2024.03.16

녹슨 삶을 두려워하라 / 법정스님

녹슨 삶을 두려워하라 이 육체라는 것은 마치 콩이 들어찬 콩깍지와 같다. 수만 가지로 겉모습은 바뀌지만 생명 그 자체는 소멸되지 않는다. 모습은 여러 가지로 바뀌나 생명그 자체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생명은 우주의 영원한 진리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근원적으로 죽음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변화하는 세계가 있을 뿐,이미 죽은 사람들은 어떻게 존재하는가. 그들은 다른 이름으로 어디선가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원천적으로 사람을 죽일 수는 없다. 불멸의 영혼을 어떻게 죽이겠는가. 우리가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기약할 수 없는 것이다. 내일 일을 누가 아는가. 이 다음 순간을 누가 아는가. 순간순간을 꽃처럼 새롭게 피어나는습관을 들여야 한다. 매 순간을 자기 영혼을 가꾸는 일에, 자기 영혼을 맑..

향기로운 글 2024.03.15

대화하는 방법 / 법상스님

대화하는 방법 사람 사이에는 대화가 중요합니다. 대화 속에 말보다 마음이 전달되기에 그렇습니다. 대화에도 방법이 있습니다. 그러나 대화의 방법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작은 대화의 습관이 우리의 말 생활을 맑고 향기롭게 합니다. 대화를 할 때 가장 중요한 일은 입을 관찰하는 일입니다. 입에서 튀어나오는 말을 놓치면서 대화를 하면 그 사람은 대화를 할 줄 모르는 사람입니다. 다른 그 무엇보다도 대화에 있어서 우리는 더욱 깨어있지 않으면 안됩니다. 말 한 마디가 상대를 살릴 수도 있고, 혹은 죽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나를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대화를 할 때 보통 사람들은 아주 중요한 테크닉 하나를 잊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받아주기’입니다. 우리는 보통 받아..

향기로운 글 2024.03.14

부모와 자식 / 법상스님

부모와 자식 바다와 같이 넓고 끝없는 사랑을 우리는 흔히 부모의 사랑이라고 합니다. 하나의 생명을 잉태하여 스스로 독립된 인간으로 살 수 있을 때까지 부모는 자식을 위해 물질적, 정신적으로 중요한 존재입니다. 자식은 부모에게 분신과 같은 존재이며 활기와 희로애락의 원천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부모와 자식 사이는 인륜이 아니라 천륜 즉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라고 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부모가 자식에게 해야 할 일과 자식이 부모에게 해야 할 일을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첫째, 부모는 자식을 사랑해야 한다. 둘째, 자식이 악행을 멀리하고 착한 일을 하게 해야 한다. 셋째, 적절한 교육과 생계 수단인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뒷바라지 해 주어야 한다. 넷째, 결혼할 때가 되어 배우자가 정해지면 가정을 ..

향기로운 글 2024.03.13

윤회와 무아가 모순이라고? / 법상스님

윤회와 무아가 모순이라고? “만약 나라는 것이 없다면 누가 후세에 윤회하여 태어난다는 말씀입니까?” “과거세에 번뇌로 말미암아 여러 업을 지은 까닭에, 그 업에서 현재의 몸이 생겨났으며, 현재에 또 다시 여러 업을 짓는다면 다음 생에 다시 그 업에 해당하는 몸을 받게 된다. 모든 조건이 결합되어 씨에서 싹이 트는 것과 같다. 씨에서 싹이 트기 위하여는 그를 돕는 조건이 필요하고 싹의 성장을 위해서는 씨가 없어지지 않으면 안된다. 씨와 싹의 관계에 있어서, 씨가 없어지는 점에서 볼 때에는 지속함이 없다고 해야 하지만, 싹이 나는 점에서 볼 때에는 단절되었다고도 할 수 없다. 무아(無我)이지만 업보를 받아 윤회하는 것 또한 바로 이 씨와 싹의 관계와 같다." [대장엄경론] ‘불교는 무아라고 하면서 왜 윤회를..

향기로운 글 2024.03.12

충고하는 방법 / 법상스님

충고하는 방법 남에게 충고하고자 할 때에는 다음의 다섯 가지를 생각해야 한다. 충고할 만한 때를 가려서 말할 것이요, 그렇지 못할 때는 침묵을 지킨다. 진심에서 충고하고 거짓 되게 하지 않는다. 부드러운 말씨로 이야기하고, 거친 말을 쓰지 않는다. 의미있는 일에 대해서만 말하고, 무의미한 일은 말하지 않는다. 자비로운 마음으로 이야기 하고, 성난 마음으로는 말하지 않는다. [증지부경전] 상대방에게 충고를 할 때는 먼저 상대를 향한 자비의 마음이 전제되어야 한다. 질책을 위한 충고는 상대를 변화시킬 수 없고 도리어 화를 가져올 수 있다. 화가나서 상대에게 충고를 하게 되면 그 충고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러한 올바른 충고를 위해서는 첫째, 충고할만한 때를 가리고, 그 때가 아니라면 침묵을 지키는 편이 낫..

향기로운 글 2024.03.11

기도하는 법 / 법상스님

기도하는 법 기도하는 사람들은 백이면 백 대부분이 무언가 바라는 바가 이루어지길 바라며 빌고 또 빕니다. 물론 빌고 비는 것이 기도의 사전적 의미이지요. 그러나 부처님께 잘 빌어서 내가 원하는 것을 얻고자 하고, 바라는 바를 이루어 지도록 하는 기도는 아주 초보적이며 기복적이고 매우 원시적인 수준의 기도에 불과합니다. 기도의 본래 의미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을 때 찾아옵니다. ‘바라는 바’가 있다는 자체는 벌써 지금 이 순간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고, 그랬을 때 지금 이 순간의 평화는 깨어지고 맙니다. 바라는 바가 있는 이상 지금 이 순간은 행복할 수 없어요. 바라는 바를 놓아버렸을 때 그래서 지금 이 순간 그대로 만족할 수 있고 온연한 평화로움과 고요와 마주할 때 그 때 비로소 참된 기도를 시작할..

향기로운 글 2024.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