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3951

황무지 / 토마스 스턴스 엘리엇

황무지 / 토마스 스턴스 엘리엇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 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지요 . 망각의 눈으로 대지를 덮고 마른 뿌리로 약간의 목숨을 남겨 주었습니다 . 여름은 우릴 놀라게 했어요 . 슈타른베르크 호(독일에 있는 호수) 너머로 와서 소나기를 뿌리고는 , 우리는 주랑에 머물렀다가 햇빛이 나자 호프가르텐 공원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한 시간 동안 얘기했어요 . 저는 러시아인이 아닙니다. 출생은 리투아니아인 진짜 독일인입니다 . 어려서 사촌 대공의 집에 머물렀을 때 썰매를 태워 줬는데 겁이 났어요 . 그는 말했죠 , 마리 , 마리 꼭 잡아 . 그리곤 쏜살같이 내려갔지요 . 산에 오면 자유로운 느낌이 드는군요. 밤에는 대개 책..

좋은 글 2024.04.12

삶의 비밀 30가지 명언 / 오스카 와일드

삶의 비밀 30가지 명언 / 오스카 와일드 1.아름다운 것들은 모두 나이가 같다. 2.삶은 복잡하지 않다.복잡 건 우리들이다.삶은 단순한다.그리고 단순한 것이 옳은 것이다. 3.성공은 과학이다.조건이 갖춰지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4.산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드문 일이다.대부분의 사람들은 단지 존재할 뿐이다. 5.인생의 목표라는 게 있다면, 언제나 나를 유혹하는 것들을 찾아 헤매는 것 뿐이다. 그런 것들은 결코 충분하지 않다. 때로는 단 하나의 유혹에도 빠지지 못한 채 온종일을 허송하기도 한다. 그건 정말 끔찍한 일이다.미래에 대해 불안해지기 때문이다. 6.삶은 전혀 공평하지 않다.그리고 우리들 대부분에게는 그 편이 더 나을 것리다. 7.우리는 언제나 다소 있음 직하지 않은 존재가 되어야 한다. 8...

좋은 글 2024.04.11

개나리꽃 / 김명수

개나리꽃 / 김명수 ​ 면목동 언덕배기 산비탈 방에 전라도에서 올라온 두 자매가 어젯밤 야업을 끝내고 혼곤히 잠들어 있다 ​ 두고 온 고향의 헐벗은 산등성과 버짐 핀 동생들의 얼굴을 그려보며 ​ 웃목에는 끓여 먹은 라면 그릇이 치우지도 못한 채 포개져 있는데 "언니! 언니! 아끼고 아껴서 부친 돈으로 농사빚은 얼마나 갚았을까?" ​ 삼월은 아직도 추운 봄인데 연탄조차 갈지 않은 썰렁한 방에 두 자매가 꺾어놓은 개나리꽃이 망울을 맺은 채 피어나고 있다

좋은 글 2024.04.10

목련나무 / 도종환

목련나무 / 도종환 그가 나무에 기대앉아 울고 있나 보다 그래서 뜰의 목련나무들이 세차게 이파리를 흔들고 있나 보다 살면서 나를 가장 힘들게 한 건 사랑이었다 살면서 나를 가장 괴롭게 한 건 사랑이었다 그를 만났을 땐 불꽃 위에서건 얼음 위에서건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숯불 같은 살 위에 몸을 던지지도 못했고 시냇물이 강물을 따라가듯 함께 섞여 흘러가지도 못했다 순한 짐승처럼 어울리어 숲이 시키는 대로 벌판이 시키는 대로 사랑하고 싶었다 그러나 결국은 사랑이 가자는 대로 가지 못하였다 늘 고통스러운 마음뿐 어두운 하늘과 새벽 별빛 사이를 헤매는 마음뿐 고개를 들면 다시 문 앞에 와 서 있곤 했다 그가 어디선가 혼자 울고 있나 보다 그래서 목련나무잎이 내 곁에 와 몸부림치고 있나 보다

좋은 글 2024.04.09

꽃잎 날리는 날 / 이도윤

꽃잎 날리는 날 / 이도윤 늙은 농부 주먹 같은 앞산이 첫눈 오기 전 맡겨놓은 어린 식구들 오늘 아침 눈 떠 보니 모두 돌아가버리고 없다 창 안에 남은 나만이 폐허였구나 가슴에 찬 눈물 고여 이제는 저 풀잎도 새로운데 사무친 그리움은 나이를 먹지 않는가 눈 무르게 보고싶은 옛 사람아, 단 한번 세상 구경에 해탈한 얼굴 고해성사도 없이 꽃은 한겹씩 적삼을 벗는다

좋은 글 2024.04.07

4월의 바람 / 홍경임

4월의 바람 / 홍경임 모짜르트가 흐르는 거실에서 홀가분한 마음 되어 커피 한 잔 말없이 마시니 잠에 취했던 나의 영혼 기지개를 켠다 맑은 기분으로 4월의 햇살을 받으며 돌산 밑 작은 동네를 지날 때면 골목 파란 대문집 라일락 꽃잎은 내 볼을 어루만지는데 4월의 바람 오늘은 더욱 여며진 내 가슴을 헤집으며 어제와는 다른 몸짓으로 하여 나를 반긴다.

좋은 글 2024.04.06

봄비 / 청학 김영전

봄비 / 청학 김영전 오늘 새벽 잠을 개니 봄비가 주룩 주룩 내리네 명상과 기도의 염원과 함께 대지를 깨우는 봄비 봄비 같네 온 삼라만상 우주를 품고 생명체를 키우려고 당신이 내려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혼탁한 영혼 깨우고자 지금 이 시간 천지신명께 염원 하며 기원 합니다 대한민국 지켜 달라고 무심히 내리는 봄비 소리를 무심한 소리에 아둔한 불초 소생은 어지럽고 붉은 노을로 변해 가는 쇠락하는 조국을 지켜 달라고 천지신명께 혼신의 마음으로 기원하오며 간잘한 염원을 하늘앞에 드리옵니다

좋은 글 2024.04.03

4월의 환희 / 이해인

4월의 환희 / 이해인 깊은 동굴 속에 엎디어 있던 내 무의식의 기도가 해와 바람에 씻겨 얼굴을 드는 4 월 산기슭마다 쏟아 놓은 진달래꽃 웃음소리 설레이는 가슴은 바다로 뛴다 나를 위해 목숨을 버린 사랑을 향해 바위 끝에 부서지는 그리움의 파도 못자국 선연한 당신의 손을 볼 제 남루했던 내 믿음은 새 옷을 갈아입고 이웃을 불러 모아 일제히 춤을 추는 풀잎들의 무도회 나는 어디서나 당신을 본다 우주를 환희로 이은 아름다운 상흔을 눈 비비며 들여다본다 하찮은 일로 몸살하며 늪으로 침몰했던 초조한 기다림이 이제는 행복한 별이 되어 승천한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부활하신 당신 앞에 숙명처럼 돌아와 진달래 꽃빛 짙은 사랑을 고백한다

좋은 글 2024.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