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벌써 / 김남주 땅 위에 태어나서 나 하늘 높이에이념의 깃대 하나 세우지 못한다가난뱅이들이 부자들의 마을메 가서 고자질할까 봐 그런 것도 아니다내 나이 벌써 마흔다섯이다하늘 아래 태어나서 나 땅 위메계급의 뿌리 하나 내리지 못하고 있다부자들이 가난뱅 이들 마을에 와서 행패를 부릴까 봐 그런 것도 아니다내 나이 벌써 마흔다섯이다하늘과 땅 사이메 나 할 일이 없는가 이렇게도 없는가 까마득한 세월 10년 전 그날처럼나는 이제 지하로 흐르는 물도 되지 못하고지상에서 먹고 살 만한 동네에 살면서이런 말 저런 글 팔고 다닌다그것도 허가난 집회메서나그것도 인가난 잡지메서나내 나이 벌써 이렇게 됐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