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창호시인님 글방

가을 묵화 / 淸草배창호

덕 산 2024. 9. 8. 08:22

 

 

 

 

 

가을 묵화 / 淸草배창호

조개구름 한 점 새털 같아도
자적하는 그리움은 쪽빛 일색이더니
시방 막, 소금 바다
메밀밭을 하얗게 덮고 보니
코스모스 농익은 춤사위
아람일 듯 벙싯한 네가 오늘따라 참, 곱다

산자락 억새 도리질하듯 나부껴도
부대끼며 가는 세월이야 어이하래야
한 춤 옷깃을 여민대도
변할 수 없는 그것을 어이 알 까마는
섶다리 그립기만 한 향수인데도 
초가집 싸리 엮은 울타리는 옛말이 되었다

세상 탓으로 돌리려니 눈에 밟히는 가시 같아서
예나, 지금이나 양지바른 길섶에는
돗자리 깔고 오방색 물들어 가는
익어가는 가을이 널려있다
정취情趣의 빨간 고추가 
게슴츠레 하늘 향해 누웠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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