白夜의 달맞이꽃 / 淸草배창호
이 한철을 기다리다 꽃이 된 그리움인데도
능선 솔가지에 걸린 줄도 모르고
밤새 이슬 사리로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생은, 눈부시게 아름다운 것이다
눈썹달에서 시작한 썰물처럼 기울어가는
그믐밤에도 애절한 사무침에
묻어둔 사연일랑 오죽이나 할까마는
마디마디 헤진 지문처럼 새겼으나
아득한 기억 먼 언저리의 오랜 날,
사그라지지 않는 애틋한 미련을 어이하라고
바람처럼 머물다 속울음 삼킨 체
망부석 된 정한情恨의 눈물샘 마르기까지
봉창에 달그림자 서린 댓잎 소리에
속절없이 새벽이 오고 이내 동은 트는데
뜬눈으로 지새운 홀로 핀 달맞이꽃
어찌할 수 없는 순정을 차마 어떡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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