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비내리는 토요일

덕 산 2016. 7. 16. 11:29









어제 밤 얌전하게 비가 내렸다

일주일 전쯤인가 꽤 많은 양의 비가 내린 후 조용히 찿아 와 내리고 있다.

마른장마라 비오는 날을 기다렸는데 반가움에

우산을 쓰고 옥상에 오르니 약40mm 정도의 양이다.

아침엔 제법 요란스럽게 내렸으니 밭작물엔 해갈될 정도로 내렸다.


옥상에 빗물을 받아두려고 크고 작은 몇 개의 통을 드려다 보니

가득 채우려면 100mm는 더 와야겠다.

옥상화분에 여러 가지 채소가 있어 비를 받아 작물에 주곤하는데

수돗물을 주는 것보다 더 효과가 있다.

공기중에 함유된 성분이 작물이 흡수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옥상 작물들은 밭에서 가꾸는 작물보다 콘크리트에서 올라오는

열기 때문에 고온에서 힘들게 자라고 있다.

고온에서 자라서 그런지 고추가 밭에서 자란 고추보다 월등히 맵다.

여름 상추 가꾸기가 무척 어려운데 여름엔 적상추 보다

청상추가 잘 자라고 마디가 짧아 수확 기간도 길어서 제격이다.

5월부터 차광망을 씌워주었더니 금년 상추농사가 대풍작이다.

이웃과 나눠먹는데도 양이 많아 여유롭다.


금년 옥상농사는 과한 욕심으로 효소액비를 어린뿌리에 주어

작물들이 고전하다가  지난 번 많은양의 비 덕분에

모두 회생해서 지금은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예년 같으면 진딧물이 생길 시기인데 금년엔 비가 자주 오지 않았는데도

대파에 오는 해충과 진딧물은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고추를 파먹는 벌레가 많아 그 동안 따서 버린 고추가 많은데도

가족이 먹는 채소라 살충제 뿌리는 걸 자제하고

조석으로 벌레 먹은 고추를 따서 흙속에 묻고 있다.








세월은 참 빠르게 지나간다.

얼마전 옥상채소에 효소액비를 주어 한 동안 시들고 고전하던 작물들이

고추, 방울토마토가  붉게 익어가고 아삭이 고추와 꽈리고추는 벌써

식탁에 몇 차례 오르고 있다.


빗소리를 뚫고 수박장수 엠프 소리가 들린다.

며 칠 지나면 햇 사과장수 소리도 들리겠지.....


비가 오지 않았으면 부모님 산소에 벌초하러 갈 계획이었는데

내일 오전까지 내린다는 예보이니 다음 주말에 다녀와야겠다.

년 중 세 차례 씩 벌초했는데 금년엔 아직 한 번도 못해서 부모님께 죄송하다  

달력을 보니...  

다음 주에 벌초하면 추석 전에 8월 하순경 한 차례 더하는 방법밖에 없다.








부모님 돌아가시고 고향에 가족이 없으니

고향 가는 길이 멀게만 느껴지고 쉽지 않다.

이렇게 비오는 날이면 언제나 부모님과 고향이 떠오르지만

어릴적 향수를 불러오는 아련한 그리움은 그저 추억일 뿐...

이제는 고향무정이 되어버린 지금...

허무한 상념만 깊어진다.


고향은 부모님이 생전에 계셔야 고향 같다.

창 밖에 어머니 목소리 같은 빗소리가 들린다.

나를 몇 십년 전으로 안내하는 비내리는 토요일이다.


- 2016. 07. 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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