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엔 5월 중순부터 여름과 같은 기온이 이어졌다.
예년엔 5월 7~8일경 고추를 심었으나
금년엔 5월이 들어서자마자 고추를 심었다.
일반고추 ,청양고추, 아삭이고추, 꽈리고추를 몇 개씩....
그리고 방울토마토 몇 개....
대파는 5월 중순에 심었다.
화분과 스티로풀 상자를 이용한 옥상농사는
연작해서 그런지 해를 거듭할수록 작물이 잘 자라지 않는다.
고향 후배가 운영하는 화원에서 완숙퇴비 4포를 구입하여
복합비료와 흙을 골고루 섞은 후 1개월 숙성시키고
화분에 흙을 담은 뒤 1주일 정도 지나서 모종을 심었다.
예년엔 1개월 숙성시켜도 완숙되지 않아 가스가 배출되어
모종이 착근하지 못하고 누렇게 말라죽거나
오랫동안 착근하지 못해서 모종을 두 차례 심는 경우가 있어서
제일 신경 쓰이는게 숙성과정이다.
금년엔 다행히 숙성도 잘 되고 착근도 빨리 진행되어
몇 년 만에 기분 좋게 옥상을 자주 올라가 작물을 살펴보게 되었다.
작년 여름부터 숙성시킨 효소 액비를 작물에 주었더니
잎이 짙은 초록빛을 띄우고 잘 자라고 있었다.
지난 주 금요일....
과한 욕심으로 효소 액비를 재차 주는데 처음 액비를 줄 때는
뿌리가 보이지 않더니 이번엔 하얗게 실뿌리가 보여서
물과 희석했지만 작물에 피해를 줄 수 있어
실뿌리를 꽃삽으로 자르고 화분과 상자에 모두 주었다.
효소 액비는 1년 동안 숙성해서 냄새는 약간 있으나
시비 후 구덩이를 흙으로 덮어주면 냄새가 거의 없는 정도다.
다음 날... 작물에 아무 이상이 없어 내심 대 만족하고 있던 중
시비 후 2일이 지나자 고추 몇 개와 토마토가 시들고
대파역시 잎이 좀 시들어 보인다.
현충일 연휴기간 내내 하루 몇 차례 씩
잎에다 물을 뿌려주어 좀 나아지고 있으나
고추 한 두 개 화분과 토마토가 회생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지난 토요일 집사람이 금년 농사 잘 되었다고 좋아했었는데....
욕심이 과하면 화를 부른다는 옛말이 생각난다.
많지 않은 옥상농사에 기대하는 과한 욕심이
작물을 힘들게 하고 작물이 고사될까 염려되어
연휴기간 내내 수없이 옥상을 오르내리는 수고를 했다.
효소 액비를 주지 않은 상추가 오히려 더 싱싱하다.
정도가 지나친 것은 오히려 모자란 것만 못하다는 뜻으로
과유불급(過猶不及) 이라고 한다.
욕심은 자기 발전과 사회 발전에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과한 욕심으로 인해 화를 부르는 경우도 많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효소 액비를 과한 욕심으로 너무 많이 주어
약한 채소의 실뿌리가 견뎌내지 못하여 이러한 일이 발생했다.
오늘 기온도 무척 높아 뙤약볕에 시든 작물이 고전하고 있겠지...
토마토 열린 것을 손주 녀석이 만져보며
붉게 익으면 와서 따겠다는 말을 하고 갔는데...
잎이 고사되어 줄기만 남아있어 새순이 올라 올런지....
요즘 작물에게서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고 있다.
- 2016. 06. 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