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김장철이라 집사람이 방송을 듣고 배추가격이 만만치 않다고 자주 말 한다.
금요일 오후 농산물시장에서 집사람을 만나기로 약속하고 퇴근하며 농산물시장으로 갔다.
방송에선 금년 김장거리가 흉작이라 예년에 비해 높은 가격으로 거래된다고 하나,
이곳 경매시장엔 배추가 산더미 같이 쌓여있다.
소매상들은 배추를 갈라놓고 속을 볼 수 있게 해놓고 손님을 부른다.
좀 무게가 있고 포기가 커 보이는 것은 상품으로 3포기 담은 1망 가격이 만원이란다.
무게가 덜 나가는 중품은 8천원이다.
상품과 중품 모두 4쪽으로 절일정도의 크기라고 집사람이 말한다.
주말을 이용해서 나에게 김장담그는 일을 도와달라고 하였으나
농산물시장 김장채소 가격이 워낙 비싸니 빈 걸음이다.
날이 포근하니 밭에 있는 배추들이 속이 차면 가격이 떨어진다고 말하며
나중에 김장하겠다고 해서 집으로 왔다.
저녁시간... 손주녀석 유치원 입학을 결정짓는 추첨을 오늘
유치원에서 진행했으나 불합격했다는 전화가 딸내미에게서 왔다.
수능 성적에 따라 대학입학을 하는 것도 아니고 4살짜리 손주녀석이
벌써부터 치열한 경쟁속에서 성장하게 된다는게 좀 씁씁하다.
병설유치원이든 사설유치원이든 맘 놓고 보낼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초.중학교와 같이 인근지역에 위치한 유치원을 배정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을텐데 예산 때문인지 조금은 이해하기 어렵다.
병설유치원과 사립유치원과는 비용이나 가르키는 것도 다르다고 딸내미는 말한다.
토요일 사위가 손주녀석이 다닐 또 다른 유치원 추첨에서 불합격했다는 소식을 전하고...
딸내미가 궁평항 인근 백사장에 텐트를 치고 고기를 구워먹자고 집사람에게 제안한다.
약 20여일 전 바깥사돈 장례치루고 정신적으로 안정을 찿지 못하고 있을 사위가
머리식히려고 말한 것 같아 수락하고 야채와 고기를 준비해서 궁평항으로 향했다.
시외를 벗어나자 가을걷이가 끝 난 들녘이 썰렁해 보인다.
배추와 무우는 아직 수확하지 않은 곳이 많다.
집사람 말대로 좀 있으면 배추 가격이 내려갈는지...
멀리 보이는 상수리나무가 노랗게 물들었다.
길가에 낙옆이 지나가는 차량에 흩어진다.
찬서리를 맞고서 푸르른 녹음을 자랑하고 꽃을 피우던 잎들이
아무런 불평 없이 바람에 떨어지고 있다.
세월이 무상하다. 벌써 11월 중순으로 접어들었다.
곧 낙엽이 지고 겨울이 찿아오겠지...
궁평항이 보이는 백사장에 정차해놓고 사위는 차를 이용해서
차량 지붕에 있는 텐트를 치고 있다. 내가 좀 거들어 보려는데 괜찮다고 말한다.
사위 혼자 몇 분 사이에 집이 지어졌다.
차량 지붕위에 사다리를 이용해 올라갈 수 있고 훌륭한 공간도 만들어졌다.
백사장에 야외용 돗자리를 펴고 밥과 고기을 굽고
휴식은 차량지붕에 마련한 공간에서 했다. 참 좋은 세상이다.
내가 아이들 어릴적 강촌에 가서 텐트치고 밤을 세우던 중
상류지역에 많은 비가 내려 위험하니 철수하라는 방송을 듣고
혼비백산해서 그 곳을 빠져나왔던 생각이 떠 오른다.
바람없는 바다가 평화롭다. 궁평항쪽은 낚시하는 사람이 무척많다.
그러나 이곳은 가족끼리 텐트치고 몇 시간 보내다 가고 있어 별장에 온 느낌이다.
두 손주녀석은 공을 가지고 놀며 즐거워한다.
우린 녀석들 행동을 지켜보며 즐거워하고...
요즘 시국이 혼란스러워 염려하는 마음으로 인터넷 검색하니
100만명 인원이 촛불 집회에 참석했다고 한다.
오랜 시간 쌓아올린 공들이 일순간 무너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되면 그 파워는 아무도 막을 수 없다.
이렇게 모아진 힘이 원동력이 되어 하루아침에 무너지게 되는 것이다.
그 동안의 노력과 희생이 안타까워 마음을 새롭게 다지고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사태가 수습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돌아오는 길... 수산물시장도 구경할겸 궁평항으로 갔다.
낚시하는 사람들과 수산물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무척많다.
작은 배들이 정박한 어항에서 저녁노을 보며 황홀한 기분인데
옆에서 한 가족이 새우깡을 빈 하늘에 던지고 있다.
순식간에 어디서 나타났는지 갈매기가 몇 십마리 나타났다.
높이 올라간 새우깡은 쉽게 갈매기가 낚아챈다.
손에 쥐고 높게 들고 있으면 날아 와 채간다.
이 신기한 모습에 도취되어 4살짜리 손주녀석은 아주머니가 들고 있는
과자봉지에서 말도 안하고 한움큼 집어온다.
아주머니는 미소로 응답하고 난 “미안합니다”라고 말하자
아주머니께서 괜찮다고 웃으며 말씀해주신다.
손주녀석이 높게 들어올린 새우깡을 갈매기가 낚아채 물고가자
녀석은 처음 경험한 광경이라 무척 즐거워한다.
녀석에겐 이 순간이 오래 간직할 추억으로 남는 행복한 시간이다.
수산물시장 구경하고 2층에 위치한 식당에서 바지락 칼국수를 먹었다.
큰 손주녀석은 하루종일 뛰어 놀아 칼국수를 별로 먹지않고 깊은 잠이 들었다.
집으로 오는 길... 궁평항 저녁 노을이 무척 아름답다.
이제 손주녀석 키우며 오랜시간 교육 문제로 고심 할 딸내미와 사위에게
모든일들이 순조롭게 진행되라고 석양을 보며 마음속으로 빌어주었다.
- 2016. 11. 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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