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나무 그늘 아래
- 이 향 숙 -
그늘에 누우면 세상 귀들이 닫힌다
눈조차 감을 수 없도록
푸른 이파리로 받들고 있는 손가락
그대에게 쉼을 내어 줄
어깨가 그리웠던 시절
지나간 시간들
돌이키지 말라고
노랑지빠귀 새 한 마리 푸르륵 날아간다
꽃 피던 분홍시절은 잊자하고
처연한 버찌 같은 기억
자줏빛 눈매마다 그렁거려
차마 말을 못한다
그래서 나는 잊었다
꽃 진 그늘 아래
묻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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