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향숙 시인님 글방

방포 항 / 이향숙

덕 산 2021. 8. 7. 14:08

 

 

 

 

 

방포 항 / 이향숙

 

노을이 기막히다는 소문

꽃다리 횟집에서 한 접시 회, 썰물 같은 배경

노을은 일찌감치 무대에서 사라지고

멋쩍은 주인장 손님 끊긴 창밖 바라보며

조개구이 몇 점 더 얹어준다

 

자꾸만 감기는 시간

목이 감기고 머릿속이 감기고 눈이 감긴다

매듭이 어디 였나 이리저리 감기고 헝크러진 스토리

퉁 울림을 내며 끊어지는 생채기

 

방포 항이 어둠속으로 푹 발을 담글 때 까지

자꾸만 허우적거리는 두 발

꽃 다리 위에서

너울너울 헛걸음을 딛는다

 

잃어버린 시간을 애써 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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