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비 기자
입력 : 2018.02.23 10:28
성추행 의혹에 “명백한 루머”라던 배우 조민기(53)씨의 주장과 달리 청주대 연극학과 제자들의
폭로가 잇따르고 있다. 초기에는 성폭력 피해자들의 증언이 쏟아졌지만 이제는 “알고도 방관했던
나를 반성한다”는 남학생들의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3일 새벽 온라인 커뮤니티 연극·뮤지컬 게시판에는 ‘청주대학교 조민기 성희롱 사건 저도
증언하겠습니다’라는 제하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청주대 졸업생이라고 밝힌 그는
“방관했던 내 자신을 반성하고, 이제는 제가 알고 있는 사실을 모두 적어보려고 한다”고 썼다.
그는 “학교에서 조민기 교수와 쫑파티를 할 때는 암묵적인 룰이 있었다”고 했다.
이른바 학생들 사이에서 ‘조민기 매뉴얼’이 있었다는 것이다.
①조민기 교수가 오피스텔에 부르면 다 같이 들어갔다가 교수님을 재우고 나올 것
②절대 여학생 혼자 오피스텔에 들여보내지 않을 것
③저녁에 조민기 전화가 걸려오면 받지 않을 것
④만약 받게 되면 남자선배·남자동기들에게 연락해서 같이 오피스텔에 갈 것이라는 내용이다.
글쓴이는 “이것(조민기 매뉴얼)이 그때 힘없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식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자신의 여자친구가 조민기에게 성추행당했다고도 밝혔다. 그는 “당시 제 여자친구와
오피스텔을 나와 집으로 가던 중 (여자친구가) ‘조민기 교수가 소파 위에서 뒤에서 안고 같이 잠을 자려고 했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하지만 그때 그 이야기를 듣고도 제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고 적었다.
이어 “내 일이 아니기에 모른 척 외면했던, 내 이름이 아니기에 침묵하고자 했던 저는 방관자이며
죄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선 22일에 동일한 인터넷 커뮤니티 연극·뮤지컬 게시판에 청주대 남학생의
폭로 글이 올라온 바 있다. 닉네임 ‘청주대 연극학과’라는 글쓴이는 “조민기의 오피스텔 호출은 진짜고
남학생들이 여학생들을 대동해서 갔다”며 “우리는 암묵적 동의 하에 그것(조민기 매뉴얼)을 실천에 옮겼다”면서도
“교수이자 같은 학교의 선배(조민기)가 권하는 술을 그 자리의 남학생들은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썼다.
조민기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한 배우 송하늘씨는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과의 인터뷰에서 “조민기가
남학생에게는 엄청 폭력적으로 행동했다”면서 “술을 안 먹는다는 이유로 주먹질, 발길질을 했다”고 기억했다.
또 다른 청주대 연극학과 졸업생 A씨(23)는 “조민기는 (여)학생들이 연락을 받지 않으면 집요하게 수십 통
전화를 돌린다”며 “계속 받지 않으면 같은 학과 남자 선배들에게 전화해 ‘걔 오피스텔로 오라고 해라’고
강요하기도 했던 걸로 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경찰은 조민기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충북지방경찰청은 “인터넷 게시글,
학교 자체 조사 등 내사 결과에서 드러난 피해자들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어 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
수사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조민기는 2010년부터 지금까지 청주대 연극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 출 처 : 조선닷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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