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아 줘 / 이향숙
어디로 가나
따라 걷다 보니
돌아 온 길마다 눈물바다다
숨죽여
혼자 울던 시절이 있었다
담벼락에 울렁이는 나무 그림자들이
밤새도록 흔들릴 때 숨이 탁 멎었다
그렇게 요동칠 때마다
떠나가고 다가오는 너
파란 눈금 같은 새 한 마리로
지워진 손금위에 부리를 쫒는다
어디로 가던
이젠 따라오지 마라
눈물의 한 생을 깊숙이 뭄을 테니
그만 놓아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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