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곶의 바람개비
- 이 향 숙 -
보았을까
절벽 돌무더기 속
아무렇게나 피어 흔들리며 시들어 가는 가여운
보랏빛 엉겅퀴 몇 송이를 보았을까 떠올리기 전
이미 잊었던 것들을
돌아보면 아득할수록 멀어져 가는 것들아 손사래
저으며 아무것도 아니었다 용서하라고
눈물을 매단 채 저만치 달려오는 걸 보았을까
꿈꿀 수 없는 것들을 꿈꾸기 시작한
그때부터였을까
그랬을까 바람이 불었을까
마음의 방향들이 비껴가며 멈출 때 다시 돌아가는
간절곶의 바람개비
그렇게 누구든 흔들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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