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향숙 시인님 글방

안부 / 이향숙

덕 산 2021. 7. 24. 10:14

 

 

 

 

 

안부 / 이향숙

 

누군가 당깁니다

낯선 피가 낯설지 않게 당겨옵니다

밀려가는 게 아니라 당겨 오는 거라고

모래언덕 핥고 간 자리마다 안부를 묻고

싶었다고 전합니다

귓불을 물고 뜯는 파도 소리가 천진합니다

 

젖은 손부채를 하고 뭉근함으로 애써 먼 데

눈을 맞춰봅니다 자꾸만 짧아 지는 손가락으로

수평을 그어 보는 데 등대 모양을 닮은 부표는

노랑노랑입니다

 

푸른 혈관을 꽂는 바다에 막 도착 했습니다

온 몸의 피를 솟구쳐 걸러내는 중입니다

 

온통 푸릅니다

 

오늘만큼 파도는

알맞은 생 하나를 골라내느라

수없이 흔들리고 일렁입니다

 

지금

당신이 그리운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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