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간의 공허 / 淸草배창호난해한 행간을 더듬다 신열을 앓아 빗금의 틈새 지에 살풀이 하듯 행여 시한 술 건질 수 있을까 싶어 자박자박 자갈밭을 서성거려도 가슴과 머리가 따로 놀아 이골난 시류詩流의 파고에모난 말들이 터를 잡기까지완성을 이루는 건베틀의 몫이라 한다지만, 한여름 햇살에 잘 달구어진 구릿빛으로 아람 빚은 여문 밤송이는 아직도 감감하니 기다리마, 하세월만 두서없이 이 아니 슬프다 하지 않으리. 사랑할 수 있을 때 열심히 사랑하고 시를 쓸 수 있을 때 열심히 시를 쓰라 하는 지인의 시구詩句가 정답일지 모른다 켜켜이 쌓인 퇴적의 편린片鱗을 줍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