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태풍 콩레이가 지나가는 날

덕 산 2018. 10. 6. 10:28











며 칠 전부터 태풍 콩레이에 대한 예보가 있어 옥상다육이 하우스 비닐을 아래에서

30cm 가량 남기고 내려서 끈으로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묶어주고

바위솔이 있는 하우스 밖에는 비닐을 씌워 비를 맞지 않도록 했다.

어제 아침에 이슬비로 시작한 비는 점차 굵어져 지난밤에는

여름 소나기 오듯 이따금 요란하게 내리고 있다.


채소와 다육이에게 빗물을 받아 사용하는데

아침 옥상에 오르니 오가론 통들이 모두 채워졌다.

하우스 비닐 지붕에서 내려오는 빗물이라 많이 모아지는데

지금까지 누적 강수량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다.


제주도를 강타한 태풍은 오늘 낮 시간에 남부지방을

지난다는데 피해가 없으면 하는 생각이다.

예년엔 10월에 이렇게 대형 태풍이 오지 않았었는데

기상 이변인지 계절과 무관하게 오고 있다.


지난 주말... 병원에서 입원치료 중이시던 큰 동서가 입원 3개월 만에 타계하셨다.

본인의 건강을 스스로 챙겨야하는데 좀 방관해서 얻어진 병으로

중환자실에서 3개월 동안 고통스런 시간을 보내셨다.

농사지으며 4남매를 어렵게 가르치시고 이젠 아이들이 모두 결혼해서

손주들 재롱을 보며 행복한 시간을 보낼 시기인데 사람의 운명은 알 수 없다.








금년 연세가 80세...

80세를 부르는 말로 산수(傘壽)라고도 한다.

요즘 100세 시대인 만큼 장수하는 분들이 많은데

80세에 타계하심은 좀 이르다는 생각이 든다.

처형과 자식들이 누차 병원에 가서 검사하고 그 결과에 따른

치료를 하자고 권해도 거부하고 결국 본인의 고집으로 큰 병을 얻게 되었다.

작은 증상이라도 몸에 이상이 있으면 검사하고 치료하는 게 현명한 방법이다. 


3개월 중환자실 입원기간에 자식들이 교대로 동서를 수발했다.

4남매가 최선을 다해 노력한 보람도 없이 끝내 아무 말씀도 남기지 못하고 타계하셨다.

요즘 젊은 사람들 부모를 멀리하고 홀대하는 경향이 많은데

동서는 아이들 가정교육을 참 잘 시켜서 부러웠다.


어느 망자의 죽음을 천수라고도 하는데 80세에 이승을 하직함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여러명의 자식을 두어서 장레식장에는 조문객이 많다.

동서가 성당에 다니셔서 신부와 수녀님을 포함한 신도분들이 

하루에 몇 차례 미사를 드리고 몇 분의 신도는 승화원과 납골당인

영명각까지 오셔서 미사를 올려서 망자에 대해 끝까지

예우를 다 하시는 신도분들이 무척 감사했다.


자식들과 자부 사위 그리고 처제와 동서들 성당 신도분들이

납고당에 모시는 마지막 장례절차까지 함께했다.

생전 남에게 싫은 소리 한마디 없으셨던 좋은 성품을 가지셨던 큰동서께서

승화(昇華)하시어 좋은 곳에서 고통 없이 지내시며

자손들과 처형을 지켜주시리라 믿어진다.  








금년 92세이신 장모님은 큰 딸이 자식들하고

같이 생활하려고 따라갈까 하고 노심초사하고 계셨다.

시골에서 생활하다 도시로 가면 답답하고 시간 보내기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막내사위가 모시고 살겠다고 처형한테 말했다는 얘기를 듣고

요즘 젊은이 같지 않고 어른 공경하는 마음씨가 기특하고 감사했다.

집사람도 언니가 도회지에서 생활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나이들면 건강을 유지하는 게 제일 큰 문제다.

친구 중 척추에 이상이 있어 병원에 입원중인 친구, 천식으로 종합검진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친구 등 여러 명의 친구들이 건강에 문제가 있다.

며 칠 후에 장기간 입원치료중인 친구의 병문안을 가기로 친구들과 약속했다.

건강할 때 세심한 자기 관리가 건강을 유지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창밖에 빗소리가 그치지 않고 있다.

알타리무 뽑은 화분에 시금치 씨를 뿌리고 비닐을 씌웠는데

아직 발아가 되지도 않았는데 많은 비가내려 조금 염려된다.

폭염에 고추농사 망가져서 알타리 심었는데 농사가 잘 되어

요즘 총각김치가 우리 집 식탁에서 제일 인기가 좋다.


큰 동서 장례 치른 후휴증인지 아니면 날씨 때문인지...
주말 이유 없이 우울한 날이다.  


- 2018. 10. 07 -






'삶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2월에...  (0) 2018.12.03
빗속의 산행  (0) 2018.10.29
초가을의 어느 날...  (0) 2018.09.05
폭염은 지속되고...   (0) 2018.07.24
마음 편치 않은 주말  (0) 2018.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