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왔다.
한 달 이상 지속되던 폭염과 열대야에 시달리다 8월 끝자락에 연일 폭우가 내려
일부 지방에서 주택과 농작물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무척 많았다.
매 년 여름철이면 몇 차례 지나는 태풍도 금년엔
폭염을 밀어내지 못하고 대부분 한반도를 빗겨갔다.
9월이 들어서자 계절은 어김없이 초가을로 접어든다.
힘들게 생활했던 여름이었기에 가을이 더없이 반갑고
어김없이 찾아오는 계절이 감사하다.
삼일 후에 24절기 중 백로이다.
낮과 밤의 일교차 때문인지 풀잎에 이슬이 맺혀
가을 기운이 완전히 나타난다고 한다.
아침기온이 20도 낮 최고 기온이 29도 정도의 날씨다.
조석으로 선선해서 생활하기에 최적의 날씨다.
이달 말경 추석이다.
7월에 벌초를 했으나 추석전에 또 다시 벌초해야 하는데 벌써 걱정이 앞선다.
2주전부터 벌초하고 귀경하는 차량들로 고속도로가 정체되는 상황을 전하는
TV 뉴스를 보며 벌써 10여일 전부터 온통 벌초하는 문제로 신경이 예민해져 있다.
7월 폭염이 지속될 때 아침 일찍 서둘러 벌초했는데
높은 기온 때문인지 무척 힘이 들더니 결국 이틀 후 병원을 찿으니
온열병이라며 수액과 영양제를 4시간 동안 맞았다.
부모님 산소에 자식된 도리로 벌초하고 잔디도 잘 관리해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이제 겁이 나고 망서려 진다.
벌초 대행업체에 의뢰하면 사실...
고속도로 통행료와 주유비 보다 싸게 마무리 할 수 있지만
부모님에 대한 도리가 아닌 것 같아 망설이고 있다.
예전부터 전래되어 오는 매장하는 장례문화가
후세까지 이어지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다.
젊은이들은 벌초 또는 장례에 관해 거의 관심을 주지 않는다.
선인들께선 명당을 찿았으나 현실은 교통 좋고
가족과 가까이에 있는 납골당을 선호하고 있다.
노후에 고향에 묻히는 게 나이든 사람들의
공통적인 희망사항이지만 현실하고는 거리감이 있다.
몇 개월 전 사촌형이 작고해서 신촌세브란스 장례식장에서
수도권에 거주하는 형님과 사촌누나 두분하고 장지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
두 분은 납골당에 한분은 선산으로 가신다고 했다.
자손에게 짐이 되지 않도록 진행하는 게 옳다는 의견이었다.
옥상농사는 폭염에 다 망가졌다.
낮 기온이 35도 이상 올라가자 고추가 꽃피는 것을 멈추고
꽈리고추도 조리하면 매워서 먹기 힘들었다.
8월 중순에 양념할 고추화분 몇 개만 남기고 나머지는 뽑아버리고
추석에 먹을 수 있도록 알타리 무를 심었는데
파종하고 추석 전 수확 할 때 까지 기일이 짧다.
알타리 무는 약 50일이 되어야 수확 할 수 있는데 파종하고 추석까지
40일이 채 되지 않아 열무김치처럼 담글수는 있으나
뿌리를 기대하기엔 어려울 전망이다.
상추는 각목으로 지주목을 세우고 비닐을 덮어 폭우를 피하게 하고
쾌청한 날엔 차광망을 씌워주었더니 며 칠 후엔 먹을 수 있도록 잘 자랐다.
대파농사가 잘 되어 이웃과 나눠먹었는데 폭염에 뿌리가 썩어서
일부 뽑아서 냉장고에 보관하고 재래시장에서 실파를 구입해서 다시 심었다.
잘 자라면 김장할 무렵 식탁에 오를 수 있다.
다육이는 조석으로 옥상에 오르내리면 온갖 정성을 드리고
차광망을 두 겹으로 씌웠는데도 물러 고사된 게 많다.
빈 화분이 수두룩하다.
무른 다육 중 봄에 어린 다육을 구입해서 심은 게 많고
몇 년씩 키우던 고목 같은 염자도 물러버려 아쉽다.
더위와 추위에 강한 장생초도 물러버린 것도 있다.
옥상에서 관리하니 바닥에서
올라오는 열기가 있어 더 많이 물러버린 것 같다.
아마 45도 이상 온도가 올라갔으리라 예상된다.
이제 조석으로 선선해서 다육이 관리에 별 신경 써 주지 않아도 된다.
시기적절하게 급수 잘 해주고 동절기가 다가오면
날씨에 따른 관리에 신경써주면 된다.
오늘 청명한 날씨....
뭉개구름이 떠있는 전형적인 가을 날이다.
며 칠 후 벌초하러 갈 일에 온통 신경 쓰여져
일기예보만 하루에도 여러 차례 보고 있다.
나도 모르게 남녘 하늘을 자꾸만 바라 보는 날이다.
- 2018. 09. 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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