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에...
어느새 금년도 1개월이 남았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게 된다.
퇴직한 놈이 특별히 거창한 계획도 없고
그저 가족이 건강하고 무탈하면 되지 않나하는 생각이다.
올 해가 그렇고 지난해도 그렇고....
계절이 바뀌며 낙엽 휘날리는 풍경을 바라보며
허무하고 쓸쓸해서 단상에 젖어보고 하는 것은
젊었을 때 낭만에 젖어 하는 행동이고
이제는 계절이 바뀌어도 순리로 받아 드려진다.
그렇다고 무의미한 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
12월 초하루 초등 친구들과 모임을 가졌다
흔해 터진 송년회라는 이름으로
금년 마지막 모임을 사당동 소재 횟집에서
26명 친구들이 참석해서 성황을 이뤘는데
멀리 고향에서 강원도 원주 그리고 대전에서
어려운 걸음을 해주어 반갑고 감사했다.
60년지기 친구들과의 만남에 주고받는 술잔에
잘 못 마시는 소주에 취해서
노래방에서 더 흥을 돋구고
얼굴엔 주름투성이 머리는 희끗희끗....
친구들 얼굴에서 몇 십년 전 추억을 끄집어내고 있다.
몇 년 만에 노래방에서 노랠 불러보았다
음정, 박자가 안 맞고 고음이 나오지 않으면 어떤가
함께 부르는 노래가 소중한 시간들인데...
나이 들어가며 모임의 성격이 달라졌다
음식과 술 그리고 노래방 이런 코스로 진행되다
몇 년 전부터 노래방에서 노래는 부르지 않고
대화만 하다가 헤어지곤 했다.
금년 들어 식당에서 만나는 모임을
공연관람 하는 것으로 변경하자
친구들이 대 환영이다.
지난 9월에는 국립극장에서 “흥보씨”를 관람했다.
술 좋아하는 친구는 별로라고 말하지만...
벌써 2019년 1월에 공연하는 “춘풍이 온다”
마당놀이 관람을 예약하고
4월에는 2박 3일 일정으로 오사카 여행을 추진 중이다.
식당에서 만날 때 참석인원 보다
공연이나 여행에 참석하는 친구가 더 많다.
코 흘리게 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행복하다.
12월 2일 일요일
그 동안 주말 마다 바빠서 월동준비를 못하고 있었는데
모처럼 시간 만들어 마무리 지었다.
옥상과 마당에 있는 수도를 보온재로 묶어주고
옥상 하우스 내 다육이 거치대에
뽁뽁이와 비닐로 다육이가 동사하지 않도록 작업했다.
9월에 심은 대파 농사가 잘 되어
겨울에 뽑기 쉽도록 하우스 내
다육거치대 외 공간에 4상자 넣어두었다.
딸내미네도 갔다 먹는데 이 정도면
충분한 량이 될 것 같다.
다육이 중 월동온도가 낮은 다육이는 실내로 옮기고
비교적 영하의 기온에 강한 다육은 거치대에 남겨놓았다.
지난겨울엔 영하 17도 기온이 며 칠 지속되어
묵은 둥이 다육이를 여러 개 동사시켜서
금년엔 다육거치대에 백열등도 설치하고
보온재도 더 많이 준비했는데 날씨에 따라
변수가 있지만 무사히 월동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와송과 장생초는 야외에서 월동이 가능해서
옥상에 그대로 놔두고 있는데
과연 무사히 월동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와송은 동아를 만들고 장생초는
잎장을 촘촘히 만들어 월동에 대비하고 있다.
식물이지만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동아를 만들어 가는 신비로운 과정을 지켜보면서
식물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며 칠 후에 절기상 대설인데
오늘 겨울비가 내리고 있다.
일기예보에 기온이 점차 떨어져
주말에 한 낮에도 영하의 기온이 예상된다고 한다.
다육이 월동문제로 신경이 많이 써지는데
올 겨울엔 혹한이 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 2018. 12. 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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