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으로 이사와서 처음엔 풋고추나 따 먹으려고 옥상에
화분 몇 개에 고추와 상추를 심었다.
의외로 첫 해 농사가 잘되어 풋고추와 상추는 하절기엔
구입하지 않고 자급자족이 가능하였다.
매 년 화분수가 늘어 재배하는 작물도 고추, 부추, 상추, 대파
이렇게 4종이나 되었다.
옥상 한켠에 비닐하우스를 만들기 위해 나무로 조그만 집을 지었다.
고추 수확을 마친 화분에 상추를 심어 비닐하우스 내에
2중 비닐을 더 씌워 냉해를 입지 않도록 해서 2월부터 먹을 수 있었으며,
년 중 10개월은 상추를 식탁에 올릴 수 있다.
부추도 화분 10여개에 재배하여 요즘 같은 기온엔 2주에 한번 씩
잘라 먹을 수 있다.
대파는 년 중 2~3회 파종하고 이식하여 년 중 먹을 수 있다.
그러나 유기농이라고 메스콤에서 보도되는 농작물이 과연 100%
믿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점이 있다.
도심 속 옥상에서 농작물을 가꾸는데....
어디서 날아드는지 해충이 장난이 아니다.
옥상농사로 재배한 작물이 100% 유기농이라고 말할 수 없지만,
부추와 상추는 100% 유기농이라고 자부한다.
옥상농사를 지으며 가족 먹거리라 최소한 농약뿌리는 일을 자제하지만
고추는 꽃이 제일 많이 피는 6월 하순에 대파는 이식 후
1회 이렇게 살충제를 뿌린다.
상추는 하절기에 진딧물이 극성이지만 7~8월에 가끔 씩
우유를 살포하면 진딧물이 숨이 막혀 죽는다.
진딧물이 많이 발생하기 전부터 미리 살포해야 여름 상추를 먹을 수 있다.
여름 상추 품종으로 청상추가 더위와 진딧물에 강하다.
예년엔 화원에서 판매하는 완숙퇴비를 넣고 작물을 심었으나,
완전하게 숙성되지 않았는지... 작물을 심으면 말라 죽는 사례가 있어
지금은 퇴비를 직접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
음식찌거기를 이용한 퇴비인데 음식찌꺼기를 건조기에서 말리고
분쇄한 가루를 흙에 섞은 후 약 15일 정도 숙성시킨 후 작물을 심는다.
쌀뜨물을 이용한 거름으로 매일 쌀을 씻을 때 나오는 뜨물을 모아
몇 일 숙성시킨 후 작물에 준다.
질소(요소)비료 옆면시비 방법인데 유리병 또는 패트병 마개가 큰 것에
비료 1/5홉 정도의 량에 물을 병 높이로 붓고 햇볕에 1주일 이상 숙성하면
약간 누런빛으로 변하는데 물20리터에 숙성 된 비료를 희석하여
작물에 주면 비료를 시비한 것 보다 쉽게
작물이 흡수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스스로 재배하여 얻는 수확의 기쁨과 흙의 소중함
그리고 농산물에 대한 고마움을 가족 모두가 느낄 수 있어
옥상 농사의 장점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씨를 뿌리고 작물이 자라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시골 출신으로 부모님 생각과 고향에 대한 향수를 느끼며,
매일 아침 저녁 시간... 작물들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요즘 유기농이니... 웰빙이니 해서 농산물도 고가로 상품화 되었지만...
돈으로 살 수 없는 옥상농사 작물을 식탁에 올리는 행복...
식탁에 올리기까지 노력한 시간을 생각하면 사먹는 것이
더 풍성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러나 경제적인 것으로 따지기 이전에 가꾸는 보람과 즐거움이 있으며,
작물을 가꾼 시간이 결코 낭비하는 시간이 아닌 행복을 가꾼 시간이었음을
식탁에 올릴 때 느끼는 행복이다.
- 2010. 6. 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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