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의 단상 / 치악 김동철
한 순간
쏟아지는
태양의 손을 당겨
가을의
들녘에는
쓸쓸한 허수아비
콤바인
지나간 자리
어둠이 내려오고
바람도체온내려
가슴을 쓰다듬고
어둠은 등을 밀고
물새도 물소리도
깊어져 가는 가을밤
귀뚜리 울고있네
뭉게구름 피어나 산 그림자 드리우고
부엉이 머물 때면 서산마루 노을로
울림의 메아리 되어
가슴까지 흔들고
만남은 인연이요
이별은 숙명이니
계절에 순응하는
생명의 몸짓들은
오색 찬란한 가을밤
슬픔으로 느끼네
진실된
자신의 색
숨결로 토해내며
이별을
준비하는
가을의 나뭇잎은
한 줌의
거름이 되어
계절을 반추하고
못다한 삶의 얘기
가을의
언저리에
무언의 서신띄워
사랑을
고백하고
충혈된 눈을 닦으며
별들에게
전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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