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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단상 / 치악 김동철

덕 산 2025. 10. 22. 18:59

 

 

 

 

가을의 단상 / 치악 김동철

 

한 순간

쏟아지는

태양의 손을 당겨

가을의

들녘에는

쓸쓸한 허수아비

콤바인

지나간 자리

어둠이 내려오고

 

바람도체온내려

가슴을 쓰다듬고

어둠은 등을 밀고

물새도 물소리도

깊어져 가는 가을밤

귀뚜리 울고있네

 

뭉게구름 피어나 산 그림자 드리우고

부엉이 머물 때면 서산마루 노을로

울림의 메아리 되어

가슴까지 흔들고

 

만남은 인연이요

이별은 숙명이니

계절에 순응하는

생명의 몸짓들은

오색 찬란한 가을밤

슬픔으로 느끼네

 

진실된

자신의 색

숨결로 토해내며

이별을

준비하는

가을의 나뭇잎은

한 줌의

거름이 되어

계절을 반추하고

 

못다한 삶의 얘기

가을의

언저리에

무언의 서신띄워

사랑을

고백하고

충혈된 눈을 닦으며

별들에게

전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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