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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나를 보고 / 나태주

덕 산 2025. 8. 28. 19:19

 

 

 

 

가을이 나를 보고 / 나태주
 
가을이 나를 보고
고백할 것이 있으면 고백하라 한다.
죄진 것이 있으면 회개하고
빛진 것이 있으면 부채 명세서를 공개하라
한다.

고백할 것이 있으면서 고백하지 안히고
죄진 것이 있으면서 회개하지 않고
빛진 것이 있으면서 공개하지 않으면
청진기르 들이대겠다고
사뭇 으름장이다.

가을은 돋보기 안경알 너머
나를 관찰하는 누군가의 눈,
껌벅이지 않는 눈,
너무나 맑고 비정적이고
이지적이다.

가을 앞에서 나는 조그맣고 보잘 것 없는
한 마리 곤충
가을아,
잠깐만 너의 눈을 감아 주지 않으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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