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이런 사랑을 하고 싶다 / 안도현
괴로움으로 하여
그대는 울지마라
마음이 괴로운 사람은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니
아무도 곁에 없는 겨울
홀로 춥다고 떨지마라
눈이 내리면
눈이 내리는 세상 속으로
언젠가 한번은 가리라했던
마침내 가고야 말 길을 우리 같이 가자
모든 첫 만남은
설레임 보다 두려움이 커서
그대의 귓볼은 빨갛게 달어오르겠지만
떠난 다음에는
뒤를
돌아보지 말일이다
걸어온 길 보다
걸어갈 길이 더 많은 우리가
스스로 등불을 켜들지 않는다면
어느 누가 있어
이 겨울 한 귀퉁이를 밝히려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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