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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 명상 / 법상스님

덕 산 2025. 5. 19. 06:16

 

 

 

 

 

청소 명상 / 법상스님

 

방에 청소해야 할 양이 많다고,

언제 이걸 다 치우나 하고 걱정하지 마세요.

결과에 마음이 미리 가 있으면 안 됩니다.

다 치운 후에 깨끗해질 것을 생각하고 청소하면

깨끗해져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청소를 하면서도 계속 벅차게 느껴집니다.

그냥 순간 온전히 하나 하나 치우기만 하는 것입니다.

 

이 순간 떨어진 장난감을 온전히 책상 위에

올려 놓는 데만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오직 그 순간의 목적이 되어야 합니다.

널브러진 이불을 개고, 온전히 집중하여

휴지를 들고 휴지통에 집어넣습니다.

온전히 순간 순간의 행에 집중할 뿐입니다.

결과에 마음이 머물지 말고,

오직 순간 순간 '할 뿐' 입니다.

휴지를 드는 순간이 그대로 목적이 되어야 합니다.

청소 이후에 깨끗해지기 위한 수단이 되어선 안 됩니다.

 

집중하면서 청소를 하면

아무리 양이 많더라도

힘이 들지 않습니다.

마음이 깨끗해져야 하는데 하는

결과에 대한 마음이 놓여지기 때문입니다.

바라는 바가 없기 때문입니다.

바라는 바가 있으면 마음은 이미

바라는 바의 성취에 가 있지만,

바라는 바가 놓여지면

오직 순간 순간이 최선일 뿐입니다.

 

단지 휴지를 들어 휴지통에 놓을 뿐...

떨어진 책들을 주울 뿐이고,

책장에 꽂을 뿐...

오직 매순간 순간이 온전한 목적이며

깨달음의 순간인 것입니다.

순간 순간 온전한 행이 되는 것이고,

온전한 내가 되는 것입니다.

 

-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