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나가다 / 이문재 손가락이 떨리고 있다손을 잡았다 놓친 손빈손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사랑이 나간 것이다조금 전까지 어제였는데내일로 넘어가버렸다사랑을 놓친 손은갑자기 잡을 것이 없어졌다하나의 손잡이가 사라지자방 안 모든 손잡이들이 아득해졌다캄캄한 새벽이 하얘졌다눈이 하지 못한입이 내놓지 못한 말마음이 다가가지 못한 말들다 하지 못해 손은 떨고 있다예감보다 더 빨랐던 손이사랑을 잃고 떨리고 있다 사랑은 손으로 왔다손으로 손을 찾았던 사람손으로 손을 기다렸던 사람손은 손부터 부여잡았다사랑은 눈이 아니다가슴이 아니다사랑은 손이다손을 잃으면모든 것을 잃는다손을 놓치면오늘을 붙잡지 못한다나를 붙잡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