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잔인한 4월은 가고...

덕 산 2019. 5. 8. 16:26

 

 

 

4월 초...

초등친구들과 일본 오사카 여행을 준비하고

이제 여행할 일만 남아있어 설레는 마음으로

코흘리게 친구들과 함께하는 여행을 코 앞에 두고 

어릴적 소풍가는 아이처럼 기대와 설렘이 가득했다.  

 

오사카 여행 이틀 전...

친구들에게 인천공항 도착 시간과 여행에 필요한 준비물

그리고 여권을 소지하라는 메세지를 마지막으로 보내고

여행에 필요한 물품들을 챙기는데...

막내 동생의 큰 조카한테 전화가 왔다.

병원이며 아빠가 돌아가셨다는 내용이다. 

 

아닌 밤중에 홍두께라는 옛말이 있다.

뭐라고 표현 할 수 없이 사람이 멍해진다.

막내는 뇌경색 시술을 몇 개월전에 했지만

최근 건강이 조금 씩 회복되고 있다고

약 1개월 전 사촌형님 장지에서 말했었는데....

뭐라고 어떻게 표현 할 수 없고 그저 황당하기만하다.

 

집에서 쓰러졌는데 가족이 늦게 발견해서

119를 불러 병원에 갔으나, 너무 늦어 사망했다는 내용이었다.

 

형제와 사촌들에게 비보를 전하고

여조카들이 큰일 당해서 당황해 할 것 같아

큰 조카에게 전화해서 "아빠 핸드폰에 저장된 ㄱ에서 ㅎ까지 분들에게

모두 부음소식을 전하라"고 말하며 어떤 내용으로 보내라고 말해주었다.

정황없는 조카는 상조회사에 의뢰해서 부음 소식을 전했다.

 

친구들에게 같이 여행하지 못함을 알린 후 장례식장으로 갔다.

동생이 지방에 거주해서 종증의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는데

종증에서 그리고 가까운 집안 아저씨께서 조화를 보내주셔서

가슴 뭉클한 감동을 받았다.

 

조카들이 모두 결혼해서 조카 사위와 조카들의 직장에서

조문을 많이 와 주셔서 빈소가 쓸쓸하지 않았다.  

제수씨는 형님과 내가 염려하는게 역역한지

생활하는데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없다고 말한다.

 

시에서 운영하는 화장터에서 화장하고

화장터 안 부지에 조성한 묘역에 안장하였다.

조그만 공간에 유골함을 넣고 자식, 사위, 친지들이

흙을 조금씩 넣으라고 집행관이 말했다.

 

흙을 뿌리며 "좋은 곳에서 아프지 말고 가족을 지켜달라"고 말했다.

가슴이 메이고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장례를 마치고 제수씨와 조카, 조카사위들과 수고했다는 말로

위로해 주고 집으로 돌아왔다.

 

 

 

 

 

일본 여행 기간이었으면 한식 차례에 어쩔 수 없이 불참하게 되었으나

토요일 장례치루고 다음 일요일이 한식 차례 날이다.

시간이 허락되었으나  몸과 마음이 피곤해서 집에서 쉬기로했다.

 

월요일 출근해서 사무실 직원들과 인사나누고

몸이 피곤해서인지 하루가 무척 길게 느껴지는 날이다.

퇴근 후 깊은 잠에 빠져있는데...

12시가 가까운 시간에 여동생한테 매제가 사망했다는 전화가 왔다.

늦은 시간에 사망하고 화장터에 순번이 허락하지 않아

4일장으로 장례를 치루겠다고 말한다.

 

며 칠 사이에 또 다시 비보를 접하니 뭐라고 표현 할 수가 없다.

막내 장례치루자 마자 매제의 부음소식이다.

그래도 회사에 출근해서 매제 사망소식을 말하고 

주어진 업무 서둘러 마무리하고 딸내미와 같이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폐암으로 3년 동안 투병하다 끝내 사망한 매제의

장례식장엔 평소 매제의 원만한 성품덕에 조문객이 무척 많다.

3년여 동안 매제를 간병한 여동생은 몸이 무척 말라 지친 모습이 역력하다.

나 외에 다른형제와 사촌들에게 연락하지 않았다고해서 형님과 사촌들에게 연락했다.

 

매제 죽음을 하늘도 서러워하는지 저녁 무렵부터

봄 비인데도 소리를 내며 밤새도록 꾸준히 내린다

다행이 아침엔 이슬비가 내린다.

 

 

 

 

 

 

발인이 시작될 무렵 매제 친구분들이 20여명 모였다.

운구도 자기들이 하겠다며 다른 사람들은 접근하지도 말라고 한다.

초등학교 교장으로 퇴직한 매제는 원만한 성격으로

평소 주변 사람들과 친구들에게 어떤 처신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매제는 생전 사람들과의 만남을 즐긴 사람으로

그래서 음주를 많이하게 되어 결국 병을 얻은 원인이 되었다.

 

여동생은 어려서 부터 어머니와 누님들과 같이 교회를 열심히 다녔다. 

장례식장에서도 목사님과 교인들이 오셔서 예배드리더니

화장이 진행되는 시간에도 예배 드렸다.

 

목사님은 교회에서 새벽예배를 마친 후 부부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중환자실 면회 시간에 맞추어 와서 기도해주었다고 한다.

목사 부부의 지극정성에 감동한 매제는

산소호흡기를 한 상태에서 기도를 빨리해달라고 목사님께 청했다고한다.

 

장지에 목사님과 교인분들, 매제 친구분들, 친척분들....

이렇게 많은 분들께서 매제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해주셨다.

목사님은 장지에서도 예배를 올려주셨다.

교인, 친구분들, 친척분들 모든분들이 무척 감사했다. 

 

동생은 매제의 죽음을 예견하고 집안 어른과 상의해서

평장으로 하는 묘의 둘레석과 비 그리고 상석을 마련해서

사돈이 모셔진 묘 옆에 매제의 묘를 썻다.  

묘비에는 십자가가 새겨져 있고 교장 아무개라고 새겨져 있다.

비석 후면에는 자식과 사위의 이름들이 빼곡히 새겨져 있다.

 

선산이 있는 집안 어르신들이 사시는 마을엔

몇 가구가 있는 작은 마을이었다.

동생은 마을회관에서 장지에 오신분들과 마을 주민들께

음식과 음.주류를 제공하였으며, 정황이 없었을텐데

마을 주민께 드린다고 소주와 떡을 여유있게 준비해서

주민들께 드리는 세심한 배려도 있어 보기 좋았다.

 

그 동안 매제 병 수발과 장례치르느라

평소 마른 체형인 동생은 반쪽이 되어 있다.

이제 건강을 좀 챙기라고 말하고

생질과 사위들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남기고

무거운 걸음으로 집으로 향했다.

 

 

 

 

 

 

막내 동생과 매제의 장례를 치른 후 이제 한 달이 지났다.

한 동안 이게 현실인지 도대체 이런일이 연이어 일어났는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느새 오월도 여러날이 지나가고 있다.

산야는 연두빛에서 점점 녹색으로 짙어가고 있다.

무심한 세월은 아무일이 없는 듯 흘러가고 있다.

 

큰 형수님께서 최근 뇌종양 수술을 받으셨는데

퇴원해서 집에서 회복중이시다.

연세드신 형님께서 수고가 많으신데

이런저런 잡다한 일로 인해 아직 찿아뵙지 못해서 죄송하다.

 

막내댁 제수씨와 조카들

그리고 여동생 가족들이 시련을 이겨내고

오월의 푸르름 같이 건강하게 생활하길 기원해 본다.

 

년 초 부모님 산소에 잡초가 발아되지 않도록

제초제를 뿌렸는데 효과가 있는지...

이번 주말엔 부모님 산소에 다녀 올 생각이다.

 

- 2019. 05. 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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