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 연휴에 이런저런 잡다한 일 때문에 산책 한 번 하지 못해서
어제 카메라를 들고 가까운 산사를 찿았다.
운동도 겸하는 산책이라 일부러 월드컵경기장에서 수지방향으로 향했다.
며 칠 전... 섣달 그믐날이 입춘이었다.
도로변 범면에 가랑잎 사이로 각시풀, 코딲지풀, 크로바,
개망초 등의 잡초들이 초봄을 맞은 듯 제법 자라있다.
하늘은 푸르고 미세먼지도 없이 쾌청하다.
고목의 참나무 잔가지들을 카메라에 담는데
파란 하늘에 흰 구름이 펼쳐져 있다.
구름 사이로 갑자기 연휴전날 장례를 치룬 사촌형님이 떠오른다.
현대 의학이 발달했다 해도 암을 정복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같은 암으로 투병중인 매제는 최근 뇌경색까지 동반되어
힘들게 재활치료와 항암치료를 병행해서 하고 있다.
그렇게 건강하던 사람이 오랫동안 병마와 시름하는 것을 보면서
현대 의술로도 해결할 수 없고 인명은 제천인지라
안타깝지만 순응하고 받아드리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다.
평생을 같이한 동반자가 병마와 싸우고 있는데
그 짐을 벗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간병하는 동생이 안쓰럽다.
보조구장 후면에서 산사로 가는 길...
양지바른 곳에 식재한 매화나무가 개화가 시작되었다.
모처럼 나들이에 봄을 알리는 꽃을 보게 되어 무척 반가웠다.
지난 주 포근한 날씨 덕에 개화가 시작되었으나
주말 기온이 낮아 개화가 멈춘듯하다.
소나무와 왕대나무, 쫄대가 더 푸른빛을 띄운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나무들도 봄 준비에 눈코 뜰 새 없이 바빠 보인다.
산수유도 꽃망울이 제법 커진 것 같다.
남녘의 꽃소식에 봄이 한 걸음 다가선 느낌이다.
옥상 비닐하우스서 관리하는 다육이가 꽃을 피우고 있는 중이다.
성미인, 백모단, 천후엽변경, 기천 그리고
이름을 모르는 다육 몇 개가 개화하려고 준비 중이다.
월동 온도가 높은 온도에서 월동이 가능한
다육이 몇 개 품종을 창문틀과 방문 사이의 공간에서
월동하도록 실내로 옮겨 놓았다.
작년 겨울 영하 17도 기온이 며 칠 이어지자
대품다육들이 물러버려서 금년엔 늦가을에 실내로 옮겨놓았다.
그 중 홍휘염이 꽃을 활짝 피웠는데 그 꽃이 요술 꽃이다.
노란색과 적황색을 띄운 꽃인데 시간대 별로 꽃 색깔에 변하고 있다.
꽃 한 송이에 노란면이 있으면 반대쪽엔 적황색을 띠고
한 송이 전체가 적황색을 띄우는가 하면 연노랑 색만 띄우는 꽃이 있다.
한 낮 기온이 높아지거나 야간과 주간으로 이어지는 시간대에
꽃 색깔이 변하고 있어 신기하다. 온도의 변화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자외선에 의한 변화인지 정확하게 구분할 수는 없지만
이놈이 요술꽃이라는 사실을 부정하지는 못한다.
싸이판으로 여행간 딸내미가 사위와 손주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메시지로 보내왔다.
큰 녀석은 보트를 타거나 호텔 로비에서나 모두 밝은 표정인데
둘째 놈은 무표정이다. 무척 개구쟁이인데 주변 환경이 갑자기 변해서
적응이 안 된 것인지 다녀오면 물어봐야겠다.
방송에선 해가 바뀌었어도 연일 경기불황에 대해서 보도하고 있다.
매출이 현저하게 떨어진 회사...
변화된 삶을 소망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소리 없이 다가오는 봄날과 같은 따뜻한 날이 오길 기다려본다.
- 2019. 2.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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