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속 상념의 나래 / 문장우
뜨거운 여름 속 폭염
오고 또 가게 내버려 두고
오직 세월의 속도만을
바라보련다.
세월의 바람이
폭염을 한 움큼씩 쥐고 달아나다 보면
가까워졌다 멀어지는 여름도
안녕이라 하고 손 흔들면 떠나겠지
산 까치 한 쌍이
시간을 물고 땀방울 훔치며
고갯길 넘어가니
기다림이란
나의 시간과 나의 속도라
붉은 오색단풍이
신선한 바람과 함께 나타나
지난날의 희한도 희열도
촉촉이 묻어나리라
서산을 넘는 붉은 해는
하품 끝에 눈물 만 훔치는데
무더위 속 시원한 가을 길은
날마다 그리워도
손 닿지 않는 곳에
아직 머물고 있으니
해묵은 기억들은 구름밭을 이루고
어릴 적 물장구 치며
뛰어놀던 강가에는
내 유년의 종이배가
조용히 떠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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