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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름 일기 / 임보

덕 산 2024. 6. 22. 08:23

 

 

 

 

 

어느 여름 일기 / 임보 

 

절름발이 검둥이가 수캉아지 다섯 마리를 낳고

백목련이 푸른 잎들 사이에 시절도 모르고

둬 송이 꽃을 뽑아 올리다 말았다

 

누가 낮술을 하자고 불러내지나 않을가

기다리다

왕유(王維)의 시를 둬 편 더듬거리며 읽었다

 

구름은 떼로들 몰려 북한산 골짜기를

부지런히 넘어가고

아이들은 종일 시시덕거리며 수영장을

오르내리고 있다

 

금방 터질 것 같은 예감의 세상은

아직 그대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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