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노부부로 사는지혜.

덕 산 2024. 6. 9. 08:53

 

 

 

 

 

노부부로 사는지혜. 

 

박천복 2024-06-03 07:35:48

 

노부부가 길을걷는 행태는 크게 세가지로 구분할수 있다 .

드물기는 하지만, 부부가 손을잡고 나란히 걸으면서 대화를 나눈다 .

첫눈에 금술이 좋은 부부임을 알 수 있다 .

신혼초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금술이 좋았는지 , 중간에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이를 극복 , 다시 사이가 좋은 부부가 됐는지는 알 수 없다 .

그러나 이들은 가장 행복하고 아름다운노년을 함께 보내는 부부임에는 틀림이 없다 .

다음이 나란히 걸으면서 대화를 나누지만 손은 잡지않는 부부가있다 .

이지적이고 개인적이지만 원만하고 건전하게 늙어가는 부부다 .

부부싸움도 했겠지만 감정적이기 보다는 이성적으로 이를 극복한 노부부일 것이다 .

세 번째는 ,

남편이 앞서걷고 아내는 고개를 숙인채 무표정한 얼굴로 그 뒤를

따라가는 부부도있다 .

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인 남편과 평생을 그 모진그늘에서 고생한 아내일것이다 .

거기에 무슨 애틋한 부부의 정이 있겠는가 .

결코 행복한 부부는 아니다 .

 

남편이 정년퇴직하고 집에 있게되면

아내의 일상은 크게 흔들린다 .

남편이 직장에 다니는동안의 낮 시간은  ‘아내의 자유시간 ’ 이었다 .

살림을 맡아 하면서도

외출은 자유스러웠고, 친구들과 만나 외식도하고 수다도 떨수있었다 .

그러나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종일 남편이 거실 소파에 앉아있으면 얘기는 달라진다 ,

남편이 구체적으로 어떤 간섭을 하지않아도 아내의 일상은 구속받고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다 .

특히 하루세끼 식사를 준비해야 하는일은 생소하고 어려운 일이다 .

소위 말하는  ‘삼식이 ’ 가 집안에 있기 때문이다 .

아무리 부부라해도 하루종일 얼굴을 마주대하고 있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피곤하고 힘드는 일이다 .

노부부라면 더욱 그렇다 .

그래서 노부부는  ‘노부부로사는 지혜 ’가 꼭 필요하다 .

어떤 해결책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

 

이 경우, 아내보다는 남편쪽의 배려와 결단이 더 요구된다 .

무엇보다 먼저,

결혼이후 지금까지 온갖 궂은일을 마다하지않고 집안살림을 맡아해온

아내의 큰 수고에 감사해야하고 ,

특히 애들을 낳아 장성할때까지 키운 공로를 잊으면 안된다 .

따라서 아내에게도 그런 책임과 의무에서 해방될 권리가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아내가 더 자유롭게 자기생활을 할수 있도록 배려해야하고

실제로 그렇게 할수있도록 구체적인 도움을 줘야한다 .

이때, 라면도 못 끓이는 남편은 낙제생이다 .

아내를 도우려면 가사의 상당부분을 분담할수 있는 실력이 있어야한다 .

아내없이도 자기의 일상을 영위할 수 있는 수단이 있어야 한다 .

외출한 아내가 남편의 끼니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 수 있는 수준은 돼야한다 .

 

무엇보다, 밥을 지을줄 알아야 하고 (전기밥솥이있어 쉽다 .)

기본적으로 몇가지 반찬은 할줄 알아야 한다 .

지금은 조리된 반찬도 가게에 많기 때문에 사다먹어도 된다 .

다름이 설거지 .

그리고 자기옷가지는 스스로 세탁할수 있어야 하고

(세탁기 ) 집안 청소도 할줄 알아야한다 .

아직지금 직장에 다니고있는 경우라면

미리 이런 준비를 하는게 원만한 노년부부생활을 위해 필수적이다 .

또하나 중요한 것은, 퇴직하고 하루종일 거실 소파에 앉아있다면 미움받는  

‘삼식이 ’ 가 되는건 시간문제다 .

그래서 반드시 자기의  ‘서재 ’를 준비해야한다 .

크고 작고는 문제가 안된다 .

자기만의  TV 와 오디오시스템 , 그리고 읽을책들도 마련해야한다 .

블로그를 개설 , 글을써서 올리는것도 좋은 방법의 하나이며

악기를 할수있다면 금상첨화다 .

서재는 공간적으로 구획된 자기의 영역이며 ,

건전한 노부부생활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

서재로 출근하고 서재에서 퇴근하는 것이다 .

서재가 있으면 노후생활에서  ‘삶의질 ’ 이 달라진다 .

 

또하나 깊이 생각해볼 문제는, 만에하나 , 황혼이혼의 경우다 .

지금  65 세이상세대의 황혼이혼율은  13%수준이다 .

국민전체로 보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노년세대로 좁히면 큰 비율이다 .

황혼이혼은 그 인생자체가 실패했다는 증거다 .

이혼한다면 , 더 막막해 지는건 남편쪽이다 .

따라서 어떤일이 있더라도 노부부는 건전하고 , 원만하고 , 행복하게 살수있어야 한다 .

일단 퇴직했다면 사회적으로 가지고있던 모든 것은 내려놓고

가사를 분담하는 자세로 아내를 존중하고 아껴야한다 .

이런 남편은 아내의 존경과 사랑을 받을 수 있고 , 또 그래야한다 .

인생만사 , 자기하기나름인 것이다 .

남편이 앞서가고 아내가 그 뒤를 따라가는 불행한 부부가 되어서는 안된다 .

나란히 함께걷는 행복한 노부부가 되자 .

 

부부란 가는실들이 엮어져 굵은밧줄이 되는 것이다 .ㅡ 임어당 .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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