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향숙 시인님 글방

등이 굽는 꽃 / 이향숙

덕 산 2021. 9. 26. 16:12

 

 

 

 

 

등이 굽는 꽃

           - 이 향 숙 -

 

 

아무리 끙끙대도 너무 멀다

목련나무 무심한 척 봉긋봉긋 부풀어 오르는데

눈 들어 본 하늘 아직 흐리다

목울대 돋듯 휘어진 가지처럼 자꾸만 피고 진다

날이 갈수록 등이 굽는 내 어머니

 

고향집 뜰에도 곧 목련이 필거라는 소식

꽃샘 내는 추위에 코끝이 자주 시리고

 

어쩔 수 없는 그리운 것들은

너무 멀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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