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향숙 시인님 글방

기사문항 / 이향숙

덕 산 2021. 10. 1. 13:18

 

 

 

 

 

기사문항 / 이향숙

 

 

밀려 나온 들썩임이 가득하다

견뎌내다 한 번 씩 저렇게 속 뒤집어 보는 건

고단한 눈을 잠시 파도에 매어 다는 시간

 

한 방향을 뚫어져라 보는 갈매기처럼

파도의 무늬를 제자리로 돌려놓을 때

둥글고 높은 곡선으로 겹겹을 꽃 피울 때

그 때

사뿐히 올라타야지

구름처럼 가볍게, 서핑

 

어디선가 본 듯한 저 끝없는 파랑은 언제 적

내 얼굴입니까?

마음을 뜯어 낸 생채기는 제발 그만 들여다보기

파도를 탄다 행복을 탄다

다시 한 번 날아오르자, 서핑

말갛고 비릿한 속을 풀어

쓱쓱 비빈다 물회 한 그릇에

 

잘 견디지 마

지금도 충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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