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좀 오르긴 했지만...
입동과 소설이 지나서 초겨울에 진입했다.
일요일과 월요일에 비 예보가 있어
비온 뒤 기온이 내려가기 전 월동준비를 했다.
마당의 수도가 얼지 않도록
비닐과 헌 옷가지로 몇 겹 감아주고
마지막은 비닐을 씌우고 끈으로 묶어주었다.
미관상 흉하지 않도록 신경써서 그런지
제법 모양새 있게 마무리되었다.
어제 밤 무말랭이용으로 썰은 무는
옥상 비닐하우스 고추 건조 할 때 사용한
건조대에 널어놓고...
화분 열 개 정도의 조선부추와 돌미나리,
아직 덜 자란 청 갓은 얼지 않도록
각목으로 대충 골격을 만들어 비닐을 덮고
강풍에 견디도록 화분과 벽돌로 눌러놓았다.
이제 월동준비가 모두 완료되었다.
오후...
지난 주말에 처가에서 김장해 오느라
시간이 주어지지 않아 2주 만에 산사를 찿았다.
지난 주 초에 갑자기 기온이 내려가고 눈이 내리더니
그렇게 곱던 단풍은 변색되어 있다.
숲의 큰 나무 밑에 있는 나무의 단풍은
아직도 시들지 않고 고운 자태를 뽐내는데
그 풍경이 오히려 더 어색하게 보인다.
즐겨 걷는 산사 주변 오솔길엔
아카시아, 산 벗나무, 솔잎, 상수리나무의 낙옆들이
발자욱 옮길 때마다 신음소리로 들린다.
세월 참 빠르게 지나간다.
새싹이 돋고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고
푸르런 실록으로 우거져 있던 숲길이
단풍이 들고 낙엽 되어 소복히 쌓여있다.
영상의 기온이지만...
앙상한 가지만 남은 나뭇가지를 보면서
마음까지 움추려지는 것은
또 한해가 가고 있다는 아쉬움인지...
몸도 마음도 움츠려지는 이맘때이면
매 년 잊혀지지 않고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다.
생활이 바쁘다는 핑계로 상대방에 대한 무심함으로
안부가 궁금하지만 쉽게 전화한통 드리지 못하고
세월은 이렇게 빠르게 지나가고 있다.
숲 길 갈바람 지나는 자리에
쥐똥나무 열매가 엊그제 추위에 찌그러져 있다.
휑해진 상수리나무 가지 끝에는
겨울로 향하는 가을의 끝자락에서
모두 다 버리고 떠나는데...
지난 시간을 버리지 못하고 떠나기 싫은
이파리 몇 개가 애처롭게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파란하늘에 뭉게구름의 손짓에 발걸음 멈추자
스산한 바람에 낙엽이 얼굴로 떨어진다.
가랑잎 하나하나가 많은 기억들을 끄집어내고 있다.
인연이란 바람에 딩구는 낙엽처럼 흩어지나 보다.
그러나 따뜻한 가슴으로 모든 분들을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다.
- 2013. 11. 23. -
'삶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轉迷開悟(전미개오) (0) | 2014.01.01 |
---|---|
12월의 자서전 (0) | 2013.12.25 |
초겨울 (0) | 2013.11.20 |
멋진 가을 날... (0) | 2013.10.27 |
제주도 2박 3일 가족여행 (0) | 2013.10.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