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부터 몰아친 초겨울 추위는
오늘 낮부터 좀 누그러지고 있다.
열흘 전 쯤... 입동이 지나더니...
동장군이 급히 찿아 왔다.
그저께와 어제 대전 본사에 다녀오는데
목천에서 옥산휴게소 부근의 산야에 눈이 하얗게 쌓였다.
첫눈치곤 꽤 많은 적설량이다.
여름엔 집에서 출발하는 시간대에 해가 떠 오른 지 제법 되고,
요즘 같은 동절기는 7시경에 여명이 밝아온다.
고속도로변 눈이 하얗게 내리면 어둠속에서도 확인되는데
경기지역엔 내리지 않고 충청 일부지역에 많은 눈이 내렸다.
오늘 새벽....
초 겨울이라 그런지 검은 구름이 하늘을 가리고
여명이 시작되었는데 아직 어둠이 짙다.
산과 들에는 이틀 동안 내린 눈이 아직 녹지 않아 온통 하얗다.
젊었을 땐 첫눈이 온다거나 눈이 소복히 쌓여있는 풍경을 보면
감성에 젖어 동심으로 돌아가곤 했는데...
이젠 그 눈이 왜 그렇게 싫어졌는지 모르겠다.
생활의 일부분을 눈이 빼앗기 때문일게다.
기온은 떨어졌는데...
옅은 안개와 검은 구름이 여명이 오는 길을 가로막고 있다.
가을엔 흰 구름이 여명과 함께 산수화처럼 펼쳐지면
나는 구름 속을 헤메며 추억을 그리곤 했는데...
겨울엔 구름 마져 시커멓고 마음까지 불안정하게 만든다.
불과 몇 일전까지 햇살에 아름다움을 뽐내던 단풍들도
퇴색해져 꼴불견스러운데...
고속도로휴게소 주차장에 바람 따라 굴러다니는
프라타나스 넓은 잎의 소리는
초겨울의 허전하고 삭막한 내 마음의 소리인가?
계절이 지나고 세월이 흐르듯
내 인생의 삶은 계절 따라 시시각각 변하여
금년 초 겨울은 마치 인생무상이라고 할까?
겨울아 동장군아!
좀 천천히 얌전하게 내게 오거라
- 2013. 11. 20. -
'삶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2월의 자서전 (0) | 2013.12.25 |
---|---|
가을의 끝자락에서... (0) | 2013.11.24 |
멋진 가을 날... (0) | 2013.10.27 |
제주도 2박 3일 가족여행 (0) | 2013.10.03 |
추석연휴 (0) | 2013.09.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