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초겨울

덕 산 2013. 11. 20. 15:27

 

 

 

 

 

그저께부터 몰아친 초겨울 추위는

오늘 낮부터 좀 누그러지고 있다.  

열흘 전 쯤... 입동이 지나더니...

동장군이 급히 찿아 왔다.


그저께와 어제 대전 본사에 다녀오는데

목천에서 옥산휴게소 부근의 산야에 눈이 하얗게 쌓였다.

첫눈치곤 꽤 많은 적설량이다.


여름엔 집에서 출발하는 시간대에 해가 떠 오른 지 제법 되고,

요즘 같은 동절기는 7시경에 여명이 밝아온다.

고속도로변 눈이 하얗게 내리면 어둠속에서도 확인되는데

경기지역엔 내리지 않고 충청 일부지역에 많은 눈이 내렸다.


오늘 새벽....

초 겨울이라 그런지 검은 구름이 하늘을 가리고

여명이 시작되었는데 아직 어둠이 짙다.

산과 들에는 이틀 동안 내린 눈이 아직 녹지 않아 온통 하얗다.

 

 

 

 


젊었을 땐 첫눈이 온다거나 눈이 소복히 쌓여있는 풍경을 보면

감성에 젖어 동심으로 돌아가곤 했는데...

이젠 그 눈이 왜 그렇게 싫어졌는지 모르겠다.

생활의 일부분을 눈이 빼앗기 때문일게다.

 

기온은 떨어졌는데...

옅은 안개와 검은 구름이 여명이 오는 길을 가로막고 있다.

가을엔 흰 구름이 여명과 함께 산수화처럼 펼쳐지면

나는 구름 속을 헤메며 추억을 그리곤 했는데...

겨울엔 구름 마져 시커멓고 마음까지 불안정하게 만든다.


불과 몇 일전까지 햇살에 아름다움을 뽐내던 단풍들도

퇴색해져 꼴불견스러운데...

고속도로휴게소 주차장에 바람 따라 굴러다니는

프라타나스 넓은 잎의 소리는

초겨울의 허전하고 삭막한 내 마음의 소리인가?


계절이 지나고 세월이 흐르듯 

내 인생의 삶은 계절 따라 시시각각 변하여

금년 초 겨울은 마치 인생무상이라고 할까?


겨울아 동장군아!

좀 천천히 얌전하게 내게 오거라


- 2013. 11. 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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