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가만히 있는데 내 마음이 움직이는거예요 / 법상스님
무언가를 우리가 집중해서 볼 때,
너무나도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을 할 때나 이럴 때는
생각이 멎고 온갖 시비분별이 멎고
그냥 그것 자체와 하나되는 느낌도 들고
왠지 모르게 우리 생각이,잡념이 그냥 탁 놓여집니다.
그리고 그냥 그것을
가만히 보기만 하게 됩니다.
그래서 비가 오는 날도 그렇고
또 해가 떨어질 오후 늦게 쯤에 노을의 아름다운 장관을 보면서
그 빛이 비스듬하게 내려와서 숲을 수놓을 때
아니면 그 햇빛이 어떤 사람의 얼굴에 탁 비칠 때나 이럴 때도 마찬가지고
뭔가 아름다운 것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을 때는
뭔가 이런저런 생각이 일어나거나 이러는 것이 아니라
고요해지는 걸 느낀단 말이죠.
그런데 우리들은 지금 이 세상을 바라볼 때,
우리가 생각한 대로 바라보고 우리가 경험한대로 바라보고
우리의 어떤 잣대로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보니까
세상이 저마다의 세상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니까 백 명의 사람이 있다면 백명이 보는 세상이 다 다르고
어떤 사람에게는 그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기도 하고
어떤 사람에게는 이 세상이 정말 너무나도 괴로운 것으로 보이기도 하잖아요.
이 세상은 하나건만 사람에 따라서
보는 사람의 해석, 시비, 분별, 그 사람의 과거 경험, 살아 온 과정
이런 것 에 따라서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단 말이죠.
참 신기하게도 세상은 하나인데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른 세상이 이렇게 펼쳐집니다.
이렇게 모든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만의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 있습니다.
울타리가 있고 창이 있다.
그래서 내가 만들어 낸 그 창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단 말입니다.
그러니까 세상을 어떻게 볼 것이냐, 이게 다 다르다는 말입니다.
사람들의 잣대가 다 다르다는거죠.
이 말은 뭐냐 하면,
우리가 아름다운 무언가 를 가만히 바라볼 때처럼
아무런 시비분별이 없는 바라봄이 아닌
다들 일정 부분 오염이 되어있는 창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겁니다.
뭔가모를 시비분별로 가득 차 있고
그러다 보니까 우리들 머리 속은 항상 정신 없고
바쁘고 복잡하고 번뇌망상이 들끓고
좋은 거 아니면 싫은 거,
내가 좋아가지고 내 걸로 더 만들어야지, 하고 집착하거나
싫어서 회피해야지 미워해야지, 하는 것들
그러니까 모든 대상은 언제나 그 자리에 가만히 있건만
우리 마음 속에서 그것을 쥐락펴 락하고
좋았다 싫었다하고 내가 끊임없이 문제를 만들어냅니다
가만히 있는 세상 하나를 갖다놓고도 우리는 마땅히
내 머리 속에서 온갖 문제를 만들어 가지고 괴로워 했다가
다시 좋아했다가 이런 일을 번갈아가면서 한단 말이죠.
유명한 비유처럼 저녁 나절에 집에 들어갈려고 봤더니
새끼줄을 뱀으로 착각해서 두려워하고 무서워했다가
그 다음 날 보고 아이고 아니구나, 하고 이렇게 또 돌이키고
혹은 또 새끼줄을 가지고 가서 내가 유용하게 써야지, 하고
좋아하기도 한단 말이죠.
그러니까
......
세상은 가만히 있는데
내가 공연히 내 마음을 움직여가지고
그것을 좋다, 싫다 이런단 말입니다.
-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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