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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가만히 있는데 내 마음이 움직이는거예요 / 법상스님

덕 산 2025. 9. 2. 19:24

 

 

 

 

세상은 가만히 있는데 내 마음이 움직이는거예요 / 법상스님

 

무언가를 우리가 집중해서 볼 때,

너무나도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을 할 때나 이럴 때는  

생각이 멎고 온갖 시비분별이 멎고

그냥 그것  자체와  하나되는 느낌도 들고

왠지 모르게 우리 생각이,잡념이 그냥 탁 놓여집니다.

그리고 그냥 그것을

가만히  보기만 하게 됩니다.

그래서  비가 오는 날도 그렇고

또  해가 떨어질 오후 늦게 쯤에  노을의  아름다운  장관을 보면서

그 빛이  비스듬하게 내려와서 숲을 수놓을 때

아니면 그 햇빛이 어떤  사람의  얼굴에 탁 비칠 때나 이럴 때도 마찬가지고

뭔가 아름다운 것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을 때는

뭔가 이런저런  생각이 일어나거나 이러는 것이 아니라

고요해지는 걸 느낀단 말이죠.

 

그런데  우리들은 지금 이 세상을 바라볼 때,

우리가  생각한 대로 바라보고 우리가 경험한대로 바라보고

우리의 어떤 잣대로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보니까

세상이 저마다의 세상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니까 백 명의 사람이 있다면 백명이 보는 세상이 다 다르고

어떤 사람에게는 그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기도 하고

어떤 사람에게는 이 세상이 정말 너무나도 괴로운 것으로 보이기도 하잖아요.

 

이  세상은 하나건만 사람에 따라서

보는 사람의 해석, 시비, 분별, 그 사람의 과거 경험, 살아 온 과정

이런 것 에 따라서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단 말이죠.

 

참 신기하게도 세상은 하나인데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른 세상이 이렇게 펼쳐집니다.

 

이렇게  모든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만의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 있습니다.

울타리가 있고 창이 있다. 

그래서 내가 만들어 낸 그 창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단  말입니다.

그러니까 세상을 어떻게 볼 것이냐, 이게 다 다르다는 말입니다.

사람들의 잣대가  다 다르다는거죠.

 

 

이 말은 뭐냐 하면,

우리가  아름다운 무언가 를 가만히 바라볼 때처럼

아무런 시비분별이 없는 바라봄이 아닌

다들 일정 부분 오염이 되어있는 창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겁니다.

뭔가모를 시비분별로 가득 차 있고

그러다 보니까 우리들 머리 속은 항상 정신 없고

바쁘고 복잡하고  번뇌망상이 들끓고

좋은 거 아니면 싫은 거,

내가 좋아가지고 내 걸로 더 만들어야지, 하고 집착하거나  

싫어서 회피해야지 미워해야지, 하는 것들

그러니까  모든 대상은 언제나 그 자리에 가만히  있건만

우리 마음 속에서 그것을 쥐락펴 락하고

좋았다 싫었다하고 내가 끊임없이 문제를 만들어냅니다

 

가만히 있는 세상 하나를 갖다놓고도 우리는 마땅히

내 머리 속에서 온갖  문제를 만들어 가지고 괴로워 했다가

다시 좋아했다가 이런 일을 번갈아가면서 한단 말이죠. 

 

유명한 비유처럼 저녁 나절에 집에 들어갈려고 봤더니

새끼줄을  뱀으로 착각해서  두려워하고 무서워했다가

그 다음 날 보고 아이고 아니구나, 하고 이렇게 또 돌이키고 

혹은 또 새끼줄을 가지고 가서 내가  유용하게 써야지, 하고

좋아하기도 한단 말이죠.

 

그러니까

......

 

세상은 가만히 있는데

내가 공연히 내  마음을 움직여가지고

그것을 좋다, 싫다 이런단 말입니다.

 

-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