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하되 결과에 집착하지 말라 / 법상스님
우리는 스스로 어떤 마음을 가짐으로써,
마음속에서 바라고 의도함으로써
현실을 창조해 낼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마음의 이면에는
창조에 대한 바람, 집착이 있게 마련입니다.
무언가를 원하고 의도했는데 그대로 되지 않았을 때
괴롭게 마련 아니겠습니까?
많이 의도하고, 많이 바라고, 큰 에너지로써 창조한 것일수록
그것이 현실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괴로움도 크게 마련입니다.
그것은 창조의 과정이 아니라,
오히려 거꾸로 괴로움을 창조해 내는 것이 되고 맙니다.
그래서 창조과정의 핵심적인 부분은
바로 창조하되 결과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금강경』에는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이라고 하여,
마땅히 마음을 내되, 머무는 바 없이 마음을 내라는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
이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마음을 일으키지도 말고, 의도를 일으키지도 말고,
창조 작업을 하지도 말아야 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마음을 다 내고 살되 결과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마땅히 마음을 내고, 의도하고, 창조하고, 바라면서 살기는 할지라도
결과에 집착하지 말고 순수하게 마음을 낼 수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어떻게 그게 가능하냐고 묻겠지만 당연히 가능합니다.
사실은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 이런 삶도 괜찮고 저런 삶도 괜찮다,
이 결과도 좋고 저 결과도 좋다고 믿고 받아들이되,
다만 나는 이런 쪽을 선택하겠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방향을 설정하는 겁니다.
그 방향이 다른 방향보다 더 좋아서가 아니라,
반드시 이 길 아니면 절대 안 되기 때문이 아니라,
다만 두 가지 평등한 길 가운데에서
어느 한 쪽을 자연스럽게 선택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 길도 좋고 저 길도 좋으나 나는 그저 이 길을 택했을 뿐입니다.
그러나 저 길로 접어들더라도 상관없단 말입니다.
어차피 어느 쪽으로 가든 내 표면의식대로는 안 되었을 지라도
더 깊은 차원의 우주에서는 나에게 정확히 필요한
바로 그것을 언제나 보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이 우주법계는 정확히 필요한 일을
정확히 필요한 바로 그 순간에 보내주고 있습니다.
우주는 언제나 완전하고 완벽합니다.
사실은 나에게 일어나고 있는 바로 그 일이
지금 이 순간 나에게 가장 완전한 일이기 때문에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깨달음을 얻은 자는 무언가를 창조하고,
무언가를 바라고, 기대를 가지고, 구하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 순간 자신은 더 이상 그 무엇도 바랄 것이 없고,
얻을 것도 없고, 필요한 것도 없고, 창조할 것도 없이,
이대로 완전하고 완벽하다는 사실을 아는 자입니다.
그래서 창조하는 방법을 아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
더 본질적인 것은 매 순간 순간이 완전하다는 사실을
온전히 받아들이는데 있습니다.
-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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