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를 식혀주는 자드락 비 / 윤갑수
무더운 한밤을 뜬눈으로 지새우다
아침녘 굵은 자드락 비가 내린다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
여름 한날 밤새 열대야 속에
나에게 꿈을 꾸라 유혹한다
말라비틀어진 화단의 꽃들이
메마른 가슴 움켜쥐고 고갤 떨구던
하이얀 밤
이제는 화색의 얼굴로 꽃망울을
터드린다
한동안 열사병에 걸려 헤매이던
나에게 생명수가 되어 온몸을
적신다
주르륵 주르륵 비가 내린다
끝나지 않은 그대 목마름에 시달리는
가슴 적혀주는 단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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