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 정기현
붉은 햇살이
구름을 태울 듯이
뿌려지는 여름은
맴맴 맴 요란한 장단에 맞춘
바람의 몸짓에
푸른 갈대 허리춤이 신난다
반짝이는 강물은
술에 취한 듯 출렁이며
흐르는 여름을 노 젓고
흠뻑 젖는 베적삼도 잊은 듯이
들꽃처럼 흔들리는 아낙네
호미질 사연이 흙에 묻힌다
그렇게 여름은
눈부시게 출렁이며
능소화 치마 속 열풍처럼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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