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 김귀녀
매미소리 때문에
피를 토하는 8월
모과나무가 깊은 생각에 잠겼다
과나무 밑둥치엔
매미가 빠져나간 흔적이 역력한데
무슨 생각 저리도 깊이 할까
한 여름 뙤약볕에
바람이 바스락 남기고 간
매미허물을 내려다보며
무슨 생각 저리도 깊이 할까
오지도 않은 내년 여름
미리 염려하며 요동도 없이
깊은 생각에 잠겼다
시간의 속도도 재지 못한 채
8월 무더위는 지나가고
작열하는 태양아래
매미소리만 애처롭다
매미 울음은 긴 여운을 남기며
천 길 만 길 흩어진다
내 생애 다가오지 않을
저 울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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