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없이 찾아오는 병, ‘특발성 파킨슨병’ 아세요?
안양윌스기념병원 뇌신경센터 구경모 원장(신경과 전문의) 입력 2025.04.21 14:41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전체의 약 20%를 넘어서며 초고령 사회에 접어들었다. 이에 따라 노인성 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3대 노인성 뇌질환 중 하나인 파킨슨병은 환자가 급증함에 따라 관심도도 늘고 있다.
‘특발성 폐섬유증’, ‘특발성 관절염’ 등 다양한 질환에서 ‘특발성’이라는 용어는 비교적 자주 등장한다. 의학적으로 특발성 이란 질환의 발생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경우에 사용하는 용어다. 이는 외상, 감염, 유전, 독성 노출 등과 같은 분명한 인과관계 없이, 자발적으로 발병한 질환이라는 뜻에 가깝다.
‘특발성 파킨슨병’ 또한 이러한 범주에 속한다. 관련 증상들이 뇌졸중, 외상, 약물, 유전 질환 등 명확한 외부 요인으로 설명되지 않는 경우, 즉 특별한 원인 없이 발병한 경우를 ‘특발성 파킨슨병’으로 진단한다. 전체 파킨슨병 환자의 대부분이 이 특발성 유형에 해당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노화는 주요한 위험인자 중 하나로 유전적 소인이나 농약, 중금속 등의 특정 환경적 노출도 발병과의 연관성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요인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는지는 아직까지 논쟁의 여지가 있다.
초고령화 사회로 본격 진입하면서 특발성 파킨슨병에 대한 관심과 우려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퇴행성 신경질환의 일종인 파킨슨병은 도파민을 생성하는 중뇌의 흑질부 신경세포가 점진적으로 소실되며 운동 장애를 유발하는 질환이다. 대표적인 증상으로 진전(떨림), 경축(경직), 운동 완만(서동) 등이 있으며, 질병의 진행에 따라 인지기능 저하나 자율신경계 이상과 같은 비운동 증상도 동반된다.
진단은 주로 임상 증상과 신경학적 검사 기반에 따라 이뤄진다. 뇌 자기공명영상(MRI)이나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과 같은 영상 검사, 혈액 검사 등은 파킨슨병과 유사한 다른 신경퇴행성 질환과의 감별 진단을 위해 활용된다. 치료는 증상 완화를 목적으로 한 약물치료가 기본이며, 대표적으로 도파민 전구체인 ‘레보도파’가 널리 사용된다. 레보도파는 운동 증상을 개선하여 환자가 일상생활을 보다 독립적으로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나 도파민 제제를 장기간 사용할 경우, 약효 지속 시간이 점차 짧아지거나 이상 운동증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용량 조절 및 병용요법 등의 치료 전략이 요구된다. 더 나아가 뇌심부자극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도 고려될 수 있다.
특발성 파킨슨병은 원인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서 여전히 많은 연구와 해석이 필요한 질환이다. 그러나 원인을 알 수 없다는 사실이 곧 치료 불가능함을 의미하지 않는다. 증상 완화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치료법은 충분히 발전되어 있다. 앞으로의 의학 연구가 병인의 규명에 가까워질수록, 보다 정밀한 치료와 예방 전략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칼럼은 안양윌스기념병원 뇌신경센터 구경모 원장의 기고입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5/04/21/202504210209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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