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글

바램과 기대를 놓고 만난다. / 법상스님

덕 산 2023. 7. 1. 09:14

 

 

 

 

 

바램과 기대를 놓고 만난다.

 

사람을 만날 때는
우선 그 상대를 마주하는 내 마음이
맑고 투명한가 먼저 비추어 볼 수 있어야 한다.

상대를 마주하는 내 마음이
맑고 투명하다는 것은
상대에 대한 아무런 사심이나 바램이 없고
기대를 놓아버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대를 만날 때
그것이 어떤 것이라 할지라도
기대와 바램을 가지고 상대를 대하면
자연스럽게
상대와 나의 인연은 무거워지게 마련.

사람에 대한 기대를 놓아버리고 나면
그 사람은
나에게 있어 맑은 향기를 가져다 줄 것이다.

상대에게 기대를 품는다는 것은
상대로 인해 괴로울 일을
미리부터 연습해 놓는 것과 다르지 않다.

자식에게 기대가 크면 큰만큼
자식으로 인해 괴로울 일을 크게 연습해 두는 것이고,
남편에게 기대가 크면
남편으로 인해 괴로우며,
친구에게 도반에게 기대나 바램을 가지고 대하면
그 친구로 인해 괴로울 일이 생겨난다.

사람을 만날 때는
그저 투명하고 신선하게
모든 기대를 놓아버리고,
바라는 마음을 다 놓아버리고 만나야
그 사람으로 인해 내 마음이 투명해 질 수 있다.

상대에게 기대를 품고 있으면
기대치만큼 내 마음은 무거워진다.

먼저
내가 상대를 만나는 순간
내 마음을 비추어 볼 수 있어야 한다.

내 마음이
상대에게 무엇을 바라고 있지는 않은가.
무슨 바램으로
무슨 무슨 원하는 바를 얻고자 하는 마음으로
상대를 대하는 것은 아닌가.

가만히 관해 보면
말 한 마디도
그냥 하는 말이 있는가 하면
무언가를 얻기 위해
무언가 어떤 바램을 얻기 위해
말을 하게 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말 한마디에도
내 사심과 이기적인 마음
바램과 기대를 읽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나만이 알 수 있는 일.
내 스스로 투명하게
낱낱이 비출 수 있어야
내 마음의 희뿌연 먼지들을 잘 관해볼 수 있고
닦아낼 수 있다.

상대에게 바라는 바가 없다면
더이상 상대로 인해
내 마음이 괴로울 일이 없고,
휘둘릴 일이 없어진다.

그랬을 때
보다 상대방을 온전하게 마주할 수 있고,
맑고 투명하게 벗할 수 있으며,
직접적이고 본질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

부처의 눈으로
상대를 만날 수 있는 것이다.

누군가를 만날 때
미리 내 마음을 먼저 만나보자.

 

- 법상스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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