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밤은 가고
새 아침은 밝아온 듯 하건만.
지평선에 보이는 검은 구름이
다가오는구나,
영원한 밤의 시절이
찾아오는구나,
벌써 떠나야 할 시간이라고
이 세상 하직할 영이별 시간이라고
값없는 시절과 혜어짐은
아까울 것 없건만
밝은 앞날 보려는 미련
달랠 길 없어,
사랑하는 사람은 어떻게 하고 가나.
걸머지고 걸어온 보따리는 누구에게 맏기고 가나,
정든 산천과 갈라진 겨례는
또 어떻게 하고
때는 늦었고 남은 건
마지막 순간 뿐
여한 없이 최선 다해 받들고 가자.
삶을 안겨준 조국의 거룩한 뜻 되새기며,
2008. 1. 1. 황 장 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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