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이용해서 부모님 산소 벌초작업을 하고
처가댁 형제들과 함께하는 친목모임에서
일요일 보령소재 성주산 계곡으로 야유회가 예정되어 있어
토요일 집사람과 고향으로 내려갔다.
고속도로변 논에는 벌써 벼이삭이 고개를 내민 게 보인다.
엊그제 모내기했는데 벌써 벼이삭을 볼 수 있으니...
세월이 빠른 것인지 내가 세월 가는 줄 모르고
살아가는지 알 수 없다.
다행히 구름 낀 날씨 덕에
부모님 산소 벌초작업을 수월하게 했다.
부모님 돌아가신지...
십 여 년이 지났다.
매 년 세 차례 씩 벌초했는데 금년엔 추석이 빨라서
두 차례만 하게 되었다.
벌초를 마치고 상석에 술과 음료 차려놓고
배를 올리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
바람 불고 구름 낀 날씨 덕에
한여름인데도 별로 땀도 흘리지 않고 작업할 수 있었다.
이런 날씨는 ‘십년에 한 번 있을까“ 라고 생각했다.
시골집 주변에 잡초가 무성해서 제초제를 살포하고
주말을 이용해 내려오신 사촌형님 내외분과 당질과
이런저런 살아가는 대화도 나누고...
오후에는
일요일 야유회에 필요한 물건을 구입했다.
처가댁에서 음식을 만들어 가는데도
준비해야 할 품목이 20가지 정도다.
일요일 이른 아침부터 준비해서
성주산 계곡에 도착했다.
날씨는 흐리고 이따금 빗방울도 떨어진다.
선선한 여름날씨...
비가 자주 내려서그런지 물 온도가 차갑게 느껴지지 않는다..
계곡엔 피서객들이 물속에 몸을 담그고 고성을 지르며 떠들썩하다.
마을 부녀회에서 운영한다는 휴양림의 원두막을 한 동 빌리고
준비해간 음식과 물품을 놓고 형제들이 둘러 앉아도 공간이 넉넉하다.
예전처럼 방석을 가지고 오는 피서객은 찿아 볼 수 없고
피서객들 모두 원두막 또는 물가에 위치한 평상에서 즐긴다.
피서지 풍경도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피서객 모두가 풍요롭게 보인다.
형제들과 주고받은 술잔에 취기가 지속되고
저녁시간 고속도로 이용해서 귀경할 일이 염려되어
적절하게 마시며 정담을 나누고...
16시경 작별인사 나누고 귀경하는데...
홍성 지나서부터 정체가 이어져 시속 20키로 이하의 속도로
계속 주행하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일기예보는 주말에 태풍 할롱의 영향으로
바람이 불고 동해안 지역에 비가 내린다고 했는데
무척 많은 량의 비가 쏟아진다.
어제 힘들게 제초제를 살포했는데
비가 내려서 별 효과가 없을 것 같다.
화성휴게소 부근 비는 잠시 소강상태...
서쪽하늘엔 햇살이 조금 비친다.
갑자기 고속도로 우측 하늘에
쌍무지개가 무척 선명하게 떠있다.
서행하던 차량 중 일부는 갓길에 차를 정차하고
카메라, 핸드폰으로 무지개를 찍고 있다.
감성에 취우치다 큰 사고로 이어지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는지
젊은 사람이나, 나이든 사람이나 매 마찬가지다.
고속도로가 정체되어 힘들게 상경했지만
형제들과 정담을 나누고
행운을 가져 다 준다는 쌍무지개를 본 것으로
위안이 되고 만족해야겠다.
대천IC에서 집까지 무려 4시간 40분 소요되어 도착했다.
도착했다는 전화가 없자 장모님께서 염려되셔서
먼저 전화를 주셨다.
기분 좋은 주말을 보냈지만 너무 피곤해서
깊은 잠을 이루지 못했고
오늘까지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
쌍무지개가 행운을 가져오려나...
- 2014. 08. 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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