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은 한식날이다.
양력으로 4월 첫 번째 일요일에 한식차례를 지내는
기일로 정해놓고 매 년 차례를 지내고 있다.
금년엔 일요일이어서 토요일에 출발해서 처가에 들렸다가
차례지내고 올 계획으로 집을 나섰다.
고향 가는 길은 언제나 마음이 풍선처럼 들떠있다.
부모님이 생전에 계시지 않아 반겨 줄 사람도 없지만
고향은 언제나 포근하게 나를 반기는 곳이다.
금년은 일찍 날씨가 포근해서 개나리, 진달래. 벚꽃, 산수유 등
봄의 전령사라고 말하는 꽃들이 같은 시기에 개화되어
봄 꽃 즐기는 기간이 짧아졌다.
차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
벚꽃과 목련은 낙화되고 있고 고속도로 주변 산야엔
나뭇잎과 들풀들이 연초록색을 띄우고 꽃보다 더 아름답게 보인다.
년 초 암수술을 받은 장모님은 예상보다 더 건강하셔서 마음이 놓인다.
금년 농사가 벌써 시작되어 봄배추도 노지로 옮겨 심고
비닐하우스 속에는 고추, 배추, 콩, 고구마 등 농작물이 자라고 있다.
고추 심을 밭은 비닐피복을 씌워놓았다.
본격적인 농사철이 다가옴을 느끼게 한다.
한식차례를 지내고 나면 귀경하는데 어려움이 많아
토요일 오후 시간을 이용해서 부모님 산소를 찿으니
산소주변엔 노란 민들레꽃과 이름 모를 야생초 꽃들이 만발했다.
아버님 생전에 꽃을 좋아하셔서 마당 한 켠에 화단을 만들고
여러 가지 화초와 장미, 목련, 영산홍 등이 봄부터 가을까지 꽃을 피웠는데...
들꽃을 보니 아버님 생전의 모습이 그려진다.
광엽 잡초가 봉분과 주변에 제법 있어 제초제를 살포했다.
겨울철에 눈 위에다 입제로 된 제초제를 뿌려주면
효과가 크다는데 금년 겨울에는 잊지 않고 뿌려야겠다.
부모님 흔적이 묻어 있는 집엔
잡초가 집주변과 마당에 무성하여 제초제를 뿌렸다.
흰 목련 꽃잎이 바람에 떨어지고 있어 애절한 마음만 가득하다.
아버님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마지막으로 심으신
개나리는 잡목과 대나무 사이에서 곱게 피어있다.
한식 날...
차례지내는 시간이 11시여서 아침시간이 여유가 있다.
조부모님과 백부모님 산소를 찿아 배를 올렸다.
건너편 산에도 산소를 찿은 사람들이 눈에 띈다.
예전에는 한식 날 개초라 하여 잔디를 입히는 일을 많이 했었는데
요즘은 그런 풍경을 찿아 보기 어렵다.
집안 아저씨 댁에서 차례 지내는데 20여명이 모이셨다.
시간을 맟추기 위해 고속도로를 과속으로 달려오신 분,
시골에 계셔서 일찍 차례지낼 장소에 오신 분...
도회지나 시골생활 모두 바쁜 일상이다.
간단한 안부만 오가고 차례가 시작되었다.
12시경 차례를 마치고 식사준비 하는 동안
살아가는 여담을 나누시는데...
난 서둘러 올라오려고 식사도 하지 않고 먼저 일어섰다.
월요일 이사하는 세입자가 있어서 월요일 지방을 가야하는
일정이 예정되어 부득이 서둘렀다.
장모님께서 요즘 제철인 쮸꾸미를 아이들에 먹이라고 사주신다고 말씀하신다.
쮸꾸미 2Kg에 70,000원을 주고 장모님께서 사주시니
장모님께 죄송해서 찌개용 생선을 구입해서 드렸다.
예년엔 1Kg에 2만원 정도였는데...
금년엔 소고기 가격 보다 더 비싸다.
12시 40분에 출발했으나 서산에 오니 정체가 시작된다.
정체되기 전 귀가하려고 서둘렀는데 집에 도착하니 4시가 조금 넘었다.
은행에서 돈을 찿아 와 세입자와 보증금 반환을 정산하고,
집사람은 딸아이에게 외할머니께서 사주신 쮸꾸미 먹으러 오라고
전화하고 반찬 만든다고 바쁘게 움직인다.
사위와 딸 그리고 외손주 동하가 왔다.
동하는 언제나 밝은 모습으로 항상 웃음이 가득해서 귀엽다.
몇 일 못 보았는데 안하던 귀여운 행동을 해서 집안에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사람 살아가는 맛이라고나 할까...
모처럼 온 가족이 모여 식사하는데 모두 맛있게 먹어주니 고맙다.
장모님의 찐한 사랑이 더 크게 느껴진다.
손주녀석 주려고 별도로 구입한 생선을 녀석은 잘도 먹는다.
조그만 입으로 받아먹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일요일과 겹친 한식일 때문에 지난 주말
무척 바쁘게 움직인 즐거운 시간이었다.
- 2014. 04. 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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