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요일엔 향우회 산행모임이 있었다.
토요일 회사일로 출근하고 퇴근 후 고추 심을 화분흙을
복합비료와 섞어서 비닐로 덮어주는 작업을 하고나니...
온 몸이 다 아프다.
일요일 아침 09:30분까지 모임 장소에 가야하는데...
일어나질 못하겠다.
총무한테 산행은 못하고 점심식사 예약한 식당으로 가겠다고
메시지 보내고 늦으막이 출발해서 광교산 진입로변의
야생화와 풍경을 담으며 식당을 향해서 걸어갔다.
예년에 5월초가 되어야 산에 나뭇잎이 연초록 빛을 띄우는데
금년엔 겨울이 따뜻하고 봄 날씨도 포근해서 그런지
벌써 연초록색을 띄우고 있다.
광교저수지 수변도로는 산책 나온 사람들과 산행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벗 꽃잎은 바람에 흩날려 하얗게 도로를 덮고 있다.
곳곳에 가족과 연인들이 사진 찍느라 분주하다.
주변 풍경과 야생화 등을 카메라에 담느라 목적지까지
거의 3시간 걸려서 도착하니 산행하지 않은 향우 몇 분이
야외 테이블에서 정담을 나누고 있다.
산행한 향우님들이 하산해서 동석하니 24명이다.
옻닭으로 식사하고 막걸리 몇 잔을 주고받으니 취기로 얼굴이 홍조가 된다.
총무가 다음 달 체육행사에 우리 향우팀이 배구종목에 참석하니
두 팀으로 나누어 선수를 선발하겠다며 한사람도 이탈하지 말라고 주문한다.
모두 취기가 있는 중이고 학창시절에나 배구공을 만져보았지
대부분 몇 십 년만에 배구공을 만지게 된다.
서브도 라인 밖으로 나가는 게 다반사이고 스파이크는 커녕 네트를 넘기기도 어렵다.
1.2세트가 지나자 조금씩 예전 실력이 나타나기 시작하나
모두들 몸 따로 마음 따로가 된다.
생활이 바쁘다 보니 구기 종목으로 여가를 즐기는 시간이 거의 없다.
나 뿐 아니라 대부분 사람들의 생활이라고 본다.
총무는 몇 몇 선수를 선발하고 자신감에 차 있지만
다른 팀도 실력이 엇비슷하겠지만 오늘 같이 손이 맞지 않으면
엉망일텐데 걱정이 앞선다.
귀가 길...
식당에 정차해놓고 산행한 사람들이 하산 후 차량으로 귀가 해서
광교산 진입로가 고속도로 이상으로 정체되어 걷는 속도 보다
차량이 더 서행해야했다.
모처럼 광교산 나들이에 기분 좋은 날이다.
그러나 배구하면서 마음 같이 따라주지 않는 몸을 생각하면
“나도 이젠 별 수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세월이기는 장사 없다지 않는가?
크게 염려하고 서러워 할 일도 아니다.
내 나이에 맞게 건강 살피는 수 밖에....
- 2014. 04. 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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