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능소화

덕 산 2012. 7. 1. 16:49

 

 

 

 

 

 

남녘엔 비 피해가 있다지만...

비는 오지 않고 무척 후덥지근한 날씨다.

퇴근하며 능소화를 바라보니...

하루가 다르게 꽃이 피어나는게 무척 아름답다.

 

아들놈은 오늘부터 휴가라는데...

누구와 동행해서 여행다녀 올 친구를 못 구한 것 같다.

아가씨와 피서라도 다녀오면 좋으련만...

언제 그런 반가운 소식을 들을 수 있을런지....

 

대추나무 병들어 죽은 자리에 약 5년 전쯤.......

시골집에서 능소화 작은 줄기 2개를 캐다가 심었다.

처음엔 대추나무 줄기를 타고 올라가다 좀 커져서

정자나무처럼 키우려고 자주 잘라주어 키우고 있는 중이다.

 

능소화에 다른 이름은 자위, 금등화, 대화능소화, 양반꽃이며,

주황색과 노랑색의 조화를 이룬 꽃은 개화기가 7-9월이고,

예전엔 상민의 집에 심으면 잡아다가 곤장을 칠 만큼 엄격하게

양반집 정원에만 허용되었기에 양반꽃이라고도 한다.

 

다섯 장의 꽃잎으로 이루어진 것 같지만

실제로는 모두가 한 데 붙어 있는 통꽃이므로

질 때도 그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고

활짝 핀 그대로 톡톡 떨어지는게 다른 꽃과 다른점이다.

 

그 모습이 마치, 죽어도 지조를 굽히지 않던

옛 선비의 기개를 보는 것 같아 퍽이나 대견스럽고

그래서 대추나무 죽은 곳에 능소화를 심은게 잘했다고 생각한다.

 

살아가면서 많은 변화를 겪어야 되고

또 반드시 그래야 할 때도 있지만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성정까지 꺾어가며 구차하게 살지 않는 기품,

바로 그런 기품이 절실하게 그리워지는 요즘 세태인데.....

 

양반과 같이 흐트러짐 없이 품위 있게 꽃을 피우는 것을 보며

꽃을 무척 좋아하셨던 아버지모습이 그리워진다.

꽃이 크고, 가운데 줄무늬 때문에 나팔을 연상시키기도 하며,

덩굴 마디에 뿌리가 생겨 담쟁이처럼 벽을 타고 오르기도 하므로

관상용으로 정원 담벼락 가까이 많이 심고 있으나,

 

최소한 공간을 차지하도록 정자나무처럼 키우는 중인데....

금년에 핀 능소화 꽃은 예년에 비해 꽃이 크고

꽃 봉오리가 많이 맺혀 있어 집이 훤해졌다.


--- 2010. 7. 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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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화 연정 / 정암 오변세

 

 

하마

님 그리워

골목길 담벼락 기어올라

 

어제의 그리움

붉게 빨아

당신 향한 연정으로 오늘,

 

다붓하게 피어난 입술들

수줍은 밀어 수런거리고

궁싯거리는 흔들바람

사랑에 눈멀까 애써 외면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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